앉아있다가 갑자기 일어나면 순간 머리가 ‘핑’ 돌 때가 있다. 이를 ‘기립성 저혈압’이라고 한다. 일시적인 어지럼증은 금세 사라지지만, 낙상·골절 등 2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하다. 실제로 기립성 저혈압은 노인 실신 원인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하체 힘이 약하거나 기립성 저혈압을 자주 겪는 노인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오래 앉거나 서 있으면, 하체에 피가 몰려서 하체 정맥이 일시적으로 늘어난다. 정맥이 늘어나면 그만큼 혈압이 낮아지면서 심장으로 혈액을 보내는 힘도 줄어드는데, 이에 따라 심장에서 뇌로 가는 혈액량도 줄어 어지러움을 느끼게 된다. 시신경이 있는 뇌의 후두부도 영향을 받아 핑 도는 느낌과 함께 눈앞이 깜깜해지기도 한다. 기립성 저혈압을 빈혈로 오해하기도 하는데, 혈압 문제인 기립성 저혈압과 달리 빈혈은 혈액이 몸 곳곳에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저산소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기립성 저혈압은 키가 커서 하체부터 심장·뇌까지 거리가 멀거나, 정맥을 압박해 혈액을 심장까지 올려보내는 역할을 하는 근육이 하체에 부족한 사람이 겪기 쉽다. 노인에서 기립성 저혈합이 흔한 것도 나이가 들면서 노화로 인해 근육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이 밖에 피로·스트레스·과도한 다이어트로 인해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도 원인이다. 혈액을 조절하는 자율신경에 문제가 있거나 혈관 확장제 등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에도 기립성 저혈압이 발생할 수 있다.
저혈압은 고혈압과 달리 심각한 합병증이 동반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인위적으로 혈압을 높이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지만, 2차 사고를 막기 위해선 평소 하체 힘을 길러두는 게 좋다. 란셋 신경학회지에 따르면, 기립성 저혈압 증상 완화에는 까치발 들기, 일어서서 다리 꼬기, 의자 위에 한 발 올리기 등이 도움이 된다.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에 힘이 들어가게 해 하체 정맥에서 심장으로 혈액을 원활하게 보내는 것이다. 특히 다리를 꼬는 자세는 앉은 상태에서도 종아리에 압박을 가할 수 있어 효과적이다. 앉은 채로 오래 있다가 자세를 바꿀 때, 일어나기 직전에 15~30초 정도씩 양쪽 다리를 번갈아 꼬아주면 기립성 저혈압을 예방할 수 있다. 아침에 기상할 때도 갑자기 일어나지 말고 잠에서 깬 후 3~5분 정도 침대에 앉아 있다 일어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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