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6.06.11 최형섭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과학기술사)
토머스 쿤 '코페르니쿠스 혁명'
1962년에 출간된 토머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가 가진 파급력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로부터 5년 전 그는 '코페르니쿠스 혁명'이라는 책을 썼다.
'과학혁명의 구조'는 이미 1980년에 한국어로 번역되어 작년에 개역판까지 나왔다.
반면 '코페르니쿠스 혁명'(지식을만드는지식)은 출간 60주년이 다 되어서야 비로소 국내에 번역됐다.
쿤이 과학혁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제기했던 정상과학, 위기, 패러다임 전환 등의 개념들이 끼친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과학철학 전공자의 깔끔한 번역은 덤이다.
이 책은 '과학혁명' 개념의 원형적 사례인 16세기 천문학에서 나타난 전면적 변화를 다루고 있다.
이를 위해 쿤은 아리스토텔레스부터 프톨레마이오스까지 확립된 서구인들의 우주관을 설명한다.
쿤이 확신에 차 말하듯이 "관찰은 개념 체계와 완전히 양립 불가능했던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렇다면 코페르니쿠스 혁명은 어떻게 가능했던 것인가? 쿤의 학문적 여정의 핵심은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만족스러운
대답을 찾는 것이었다. 그는 '과학'이라는 활동이 인간이 추구하는 다양한 활동의 일부임을 강조했다. 코페르니쿠스가 이룬
천문학 혁명은 당시 물리학·우주론·종교 등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그의 혁명은 기존 체계의 실패에서 기인하기보다는
미적 취향 같은 주관적 요소에서 비롯된 측면이 컸다. 즉 과학은 지식을 만들기 위해 인류가 고안한 최고의 방법론이지만,
그렇다고 언제나 진리(truth)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토머스 쿤 '코페르니쿠스 혁명'
우주의 구조와 그 안에서 지구가 차지하는 위치는 지금까지도 과학적인 탐구의 대상이다.
그것은 또한 무한한 상상력의 보고이기도 하다.
유사 이래 인류는 여러 이유로 밤하늘을 응시했다.
밤하늘을 가르는 별똥별은 시인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었고, 다른 이들에게는 미래를
예시(豫示)하는 징조였다.
밤하늘의 혼돈 속에서 질서를 찾아내려 했던 과학자들의 노력은 그 자체로 영웅적이다.
무더운 여름밤 그 흔적을 되짚어보기를 독자들에게 권한다.
최근 출간된 갈릴레오의 '대화-천동설과 지동설, 두 체계에 관하여'와 천문학자 안상현이 지은
'뉴턴의 프린키피아'를 함께 읽어도 좋다.
과학혁명의 구조 토머스 S. 쿤 지음/ 김명자,홍성욱 옮김/ 까치 까치글방/ 2014/ 360쪽 404-ㅋ768과4/ [강서]2층 인문사회자연과학실/ [정독]인사자실(2동2층) | |
코페르니쿠스 혁명 : 행성 천문학과 서구 사상의 발전 토머스 쿤 지음/ 정동욱 옮김/ 지식을만드는지식/ 2016/ 583쪽 440-ㅋ772ㅋ/ [강서]2층 인문사회자연과학실 | |
대화 : 천동설과 지동설, 두 체계에 관하여 갈릴레오 갈릴레이 지음/ 이무현 옮김/ 사이언스북스/ 2016/ 687쪽 440-ㄱ231ㄷ/ [정독]인사자실(2동2층)/ [강서]2층 인문사회자연과학실 | |
뉴턴의 프린키피아 안상현 지음/ 동아시아/ 2016/ 363쪽 420.1-ㅇ214뉴/ [강서]2층 인문사회자연과학실/ [정독]인사자실(2동2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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