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7.08.31 백수진 기자)
'공부기술' 베스트셀러 작가 조승연, TV 영어토론 심사위원으로 활동
"완벽한 문장보다 호소력이 중요"
조승연은 “토론에서 중요한 건 상대 의견과 자신의 주장을 조화시키는 능력”이라고 했다.
/아리랑TV
"고등학생·대학생 토론을 심사하다 보면
TV 토론 속 정치인들을 따라 하는 듯한 모습이 보여요.
이기고 지는 게임이라 생각하고 상대를 깎아내리거나 자기 지식을 뽐내려고 하죠.
민주적인 토론은 둘 중 하나를 고르는 싸움이 아니라 여러 의견을 조화시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과정임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언어 천재'로 불리는 조승연(36) 작가는 요즘 토론 심사위원으로 활동한다.
tvN 대학토론배틀에 이어 올해는 아리랑TV의 고등학생 영어토론 프로그램인
'인텔리전스'의 심사를 맡았다. 그는 스물두 살 때 낸 책 '공부기술'이 50만부가 팔리며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영어·프랑스어·이탈리아어에 능통하고 독일어·라틴어 독해가
가능해 '언어 천재'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가 심사를 맡은 '인텔리전스'는 한국뿐 아니라 동북아권 청소년들이 참가해 현재 결승전 방영을 앞두고 있다.
조승연은 "어휘나 문법은 완벽하지만 교과서처럼 말하는 한국 학생들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완벽한 문장을 말해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계속 머릿속에서 영어 문장만 정리하고 있어요.
상대편 의견을 내 의견과 조화시켜 새로운 무언가를 내놓기는 불가능하죠."
그에게 좋은 점수를 받은 팀은 영어 능력은 부족해도 호소력이 짙은 팀이었다.
"많은 한국 학생이 확실하지 않은 의견을 말하기 두려워해요.
'불확실하지만 이런저런 이유가 있어서 내 의견이 옳다'고 굳게 믿어야 호소력이 생깁니다."
그는 "학창 시절 따돌림 때문에 미국으로 유학을 가면서 청소년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미국에도 물론 왕따는 있지만 방과 후 활동이 다양해서 특이한 취향을 가진 애들끼리 몰려다닐 수가 있죠.
저는 역사를 좋아하는 괴짜들과 뭉쳐 다니면서 고대 로마 도시의 모형을 만들고 놀았어요.
단체로 왕따를 당하니까 '나 혼자 이상한 사람'이라는 소외감은 들지 않더라고요."
역사 덕후는 언어 공부법도 남달랐다.
요즘은 중국어를 배우는데 한국고전번역원에 가서 논어 읽기 강좌를 들었단다.
그는 "우리 선조들은 원어민이나 인터넷 없이도 한문이라는 외국어로 시험을 보고 한시를 써서 주고받았다"면서
"반면 요즘은 쉽게 영어를 접할 수 있는데도 영어로 문학하는 수준까지 이르지 못한다"고 했다.
"위대한 글을 읽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사서삼경 7권을 3~4년씩 공부하던 양반들처럼
셰익스피어 연극과 케네디 연설문으로 공부한다면 우리도 '클래스' 있는 영어를 하게 되겠죠.
쉽게 살 빼준다고 해서 살 빠진 적 있나요. 공부도 쉽게 하지 마세요. 어려워야 진짜 공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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