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프북스 2016년 11월 03일 작성자 고평석)
한 사람씩 떼어놓고 지켜보면 무척 합리적 인간인데,
여럿을 모아놓으면 불합리한 판단을 내리거나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할 때가 있다.
다수의 의견을 거스르는 것을 싫어한다.
때로는 그것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즉 사회적인 사람이 반드시 도덕적인 인간은 아닌 셈이다.
우리가 사회의 규칙을 따르거나 다수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때로는 불합리하게 느껴져도, 그대로 수용할 때가 있는 것이다.
1. ‘다수’가 깡패다.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사회를 만드는가 :
(철학이 묻고 심리학이 답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진실)
로랑 베그 지음/ 이세진/ 부키/ 2013/ 368p
126-ㅂ756ㄷ/ [정독]인사자실(2동2층)/ 강서[2층]
여러 심리학 실험에서 밝혀진 내용이다.
답이 뻔한 것을 물어보고, 다른 사람들에게 일부러 오답을 고르게 하면, 그것을 지켜보던
피실험자는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오답을 자연스럽게 고르곤 한다. 자신의 생각보다
다수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다. 도덕규범을 지키는 것도 바로 이런 허점이 있을 수 있다.
“(솔로몬) 애시(Solomon Asch)는 실험을 끝낸 후 참가자에게 왜 틀린 줄 알면서 오답을
말했는지 물어보았다. 그들은 하나같이 자기가 아는 바와 집단의 대답이 다른 것을 보고
스스로를 의심하고 불확실한 기분에 사로잡혔다고 말했다. 그러한 불편함은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한다는 두려움, 불안, 고독감과 다르지 않다.
따라서 ‘다수’는 두 가지 유형의 압력을 행사한다.
하나는 개인이 갖지 못한 타당한 정보를 다수가 갖고 있다는 압력이고,
다른 하나는 다수의 입장에 대적함으로써 거부당하거나 웃음거리가 될 지 모른다는 두려움의 압력이다.”
(책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로랑 베그 저)
2. 집단 분위기 파악을 못하면 배척된다.
어느 집단이건 분위기가 있다. 그곳의 분위기를 파악 못하면 모난 돌이 된다.
여기저기서 날아오는 정에 맞아야 한다. 그래서 한 집단의 문제점을
과감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나오기가 어렵다. 집단 분위기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후에 문제가 다 터져 나온 다음에야 나도
문제점을 알고 있었다며 한발씩 뺀다. 개인의 잘못이라기보다 조직에
속해있기 때문에 나올 수밖에 없는 어쩔 수 없는 반응이다.
“그런데 실험참가자들에게 그들이 어떤 공통점을 가지고 있음을 암시하면
영향력 효과는 대개 강화된다. …. 집단과의 동일시가 강력할수록
그 집단의 규범은 영향력이 있고 거기서 벗어나는 자들은 용서받기 어렵다.
애시의 연구는 17개 국가에서 133번이나 재연되었는데 그 결과들을 종합해보면,
개인의 정체성이 타자와 연결되어 발달하는,
소위 집단주의 문화권에서는 집단에 순응하는 비율이 개인주의 사회에서보다 더 높았다.
서유럽과 북미가 25퍼센트 수준을 보인 반면에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아시아, 남미는 평균 37퍼센트를 나타냈다.
물론 개인적 요인도 개입한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집단의 영향력을 덜 받지만, 권위적 성격의 소유자는 그런 영향력에 더 많이 휘둘린다.”
(책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로랑 베그 저)
3. 위계질서에 순응하면 편안하다.
우리는 비교적 위계질서를 중요시한다.
간혹 국회의원들에게 주어지는 특혜가 TV 시사 프로그램에 등장하지만 다른 사안에 비해 빨리 잊혀지는 것도 그들이
우리보다 높은 곳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생각 때문일 수도 있겠다. 위계질서라는 것이 때로는 불쾌하게 느껴지지만, 때로는
오히려 편안하게 느껴진다. 상대적으로 우리보다 높아 보이는 사람에게는 본능적이고 자발적인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다.
“도덕규칙은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유리하게 적용된다.
거의 4000년 전의 바빌론 도덕규범집들조차도 귀족들은 특별대우를 받았음을 보여준다.
귀족이 손실을 입으면 “눈에는 눈, 이네는 이”라는 탈리오 법칙(lex talionis)이 적용되지만
하층계급민이 손실을 입으면 벌금형을 요구하는 데 그쳤다.
이러한 특별대우는 사람들의 자발적인 반응에조차 존재한다.
우리는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더 기꺼이 도움을 주고 그런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정직함을
증명해 보이려 한다. 신호가 바뀌었는데도 꾸물대는 앞 차가 그저 그런 자동차라면 마구 경적을 울리지만
그 차가 높은 지위를 나타내는 고급 브랜드 차라면 경적 울리기를 자제한다.”
(책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로랑 베그 저)
블로그 내 관련 게시물 |
[다시 읽는 명저] "군중은 비이성적·충동적 존재" <군중 심리> 귀스타브 르 봉/ 김성균/ 이레미디어/ 2008/ 군중심리학의 ABC ( = ABC of crowd psychology) |
'人文,社會科學 > 책·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 vs 중국 '전쟁의 함정'을 피할 수 있을까 (0) | 2018.01.26 |
---|---|
[박소령의 올댓비즈니스] 평범한 사람 100명 모여도 모차르트를 이길 수 없다 (0) | 2018.01.26 |
[신간│세기의 철학자들 폭력을 말하다] 우리는 폭력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0) | 2018.01.23 |
<새책>사회주의의 심리학 (0) | 2018.01.22 |
권력자들, 과거를 창조하다 (0) | 2018.0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