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입력 2018.02.10 17:38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공식 요청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접견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김여정은 스스로를 김정은의 '특사'라고 밝혔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이날 김여정을 통해 전달된 김정은의 친서는 문 대통령만 확인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김여정 제1부부장을 통해 구두로 전달한 평양초청을 비롯한 정상회담의 시기와 방법 등의 구체적 내용이 친서에 담겼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10일 오전 청와대 접견실에서 파란색 파일의 앞쪽에 음각으로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국무위원장' 이라고 쓰여진 파일을 들고 자리로 앉고 있다. 그는 이날 김정은의 친서를 문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실제로 문 대통령은 이날 접견에서 북한 측 인사들에게 북ㆍ미 대화를 해야 한다는 뜻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도 북ㆍ미간의 조기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미국과의 대화에 북쪽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당부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대표단을 접견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10일 오전 청와대를 방문한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접견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10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이날 회동은 사전 접견과 오찬 간담회를 포함해 2시간 50분간 진행됐다. 특히 김정은의 동생인 김여정은 특히 회담이 시작되면서 “내가 김정은의 특사”라고 직접 소개했다고 한다. 그는 청와대 접견실에 입장할 때부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이라는 김정은 명의의 파란색 서류철을 들고 나타났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김여정이 김정은의 특사 자격임이 확인된 것은 오늘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김의겸 대변인의 브리핑에서도 김여정을 ‘특사’로 지칭했다.
9일 방남 이후 공식 석상에서의 발언을 최소화하던 김여정은 스스로 특사라고 밝힌 이날 회동 때는 적극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빠른 시일 내에 평양에서 (문 대통령을) 뵈었으면 좋겠다. 대통령께서 김정은 위원장님을 만나 많은 문제에 대해 의사를 교환하면 어제가 옛날인 것처럼 빠르게 북남(남북) 관계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께서 통일의 새 장을 여는 주역이 되셔서 후세에 길이 남을 자취를 세우시길 바란다”는 말도 했다.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10일 방명록에 남긴 문구.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통일 지향의 단합과 확신의 노력을 기울려 나감이 민족의 념원이다'.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은 '평양과 서울이 우리 겨례의 마음속에서 더 가까워지고 통일번영의 미래가 앞당겨지기를 기대합니다' 라고 작성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 시절이던 2007년 10ㆍ4 남북정상회담 때 대통령 비서실장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도 “당시 비서실장으로 (남북회담의) 총괄 책임을 지고 있었다”며 “당시 백두산 관광도 (10ㆍ4) 합의문에 넣었는데 실현되지 않았다. 오늘의 대화로 평양과 백두산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이날 회담에 배석한 조명균 통일장관과 서훈 국정원장을 별도로 소개하며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 때 북한을 자주 방문했던 분들”이라며 “제가 이 두 분을 모신 것만 봐도 남북관계를 빠르고 활발하게 발전시켜나가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대표단과의 접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북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문 대통령, 임종석 비서실장, 조명균 통일부장관, 서훈 국정원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청와대 사진기자단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회담은 의제를 정해놓지 않은 회담이기 때문에 향후 일정 등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의 CNN은 “문 대통령의 방북이 광복절인 8월 15일에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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