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2016/05/17 김선한 기자 )
백악관 NSC까지 독자층 다양, 현실감 있는 전개가 인기 비결
(서울=연합뉴스) = 미국이 중국과의 가상전을 다룬 소설이 미군의 필독서로 자리매김했다.
미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FP)는 지난해 발간된 소설 '유령 함대'(Ghost Fleet)는 4성 장군에서부터 해군 초급장교에
이르기까지 필독서로 자리 잡기 시작했으며, 미전역에 산재한 군 기지의 훈련 교재와 세미나의 주요 주제로 다뤄질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아메리카재단(NAF) 소속의 40대 유명 미래학자인 피터 싱어와 월스트리트 저널(WSJ) 기자 출신인 어거스트 콜이
함께 펴낸 이 소설은 군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정보기관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 학자 등 독자층도 다양하다.
이 소설은 미 국방부가 최근 중국의 남중국해 등에서의 위협 증가 등 괄목할만한 군사굴기를 다룬 보고서를 발표한 직후
주목을 받았다.
특히 미국의 군 지휘관들과 정보기관 관계자들이 중국과 러시아 같은 초강대국들의 발흥에 맞서 미국이 기술적 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부심하는 상황에서 나온 '유령 함대'는 독자의 흥미를 유발했을 뿐만 아니라 국방부 내에서는 논란까지
불러일으켰다.
더구나 미국이 2001년 9·11 사태 이후 지난 15년 동안 대테러전을 수행하면서 중국이나 러시아처럼 초강대국을 상대로 하는
고유의 재래전 수행 능력이 취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고 FP는 전했다.
지난 1980∼1990년대 큰 인기를 끈 소설가 톰 클랜시 스릴러의 최신판이기도 한 '유령 함대'는 철통 같은 보안체계를 자랑하는
미국의 첩보위성망을 중국이 마비시키는 것에서 출발한다.
미국 군과 정보기관에서 필독서로 자리매김한 가상소설
'유령 함대'<<위키피디아 제공>>
신출귀몰한 중국의 해커는 미 국방정보국(DIA)에서 일하는 계약직 정원사의 휴대전화로 DIA 등
미국의 민감한 안보체계에 침입해 전산망을 마비시키며, 러시아 전투기와 무인기의 도움으로
일본 오키나와(沖繩)에 있는 미군 기지가 융단폭격을 당하는 장면도 소설은 묘사하고 있다.
독자들이 '유령 함대'를 손에서 떼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현실감 있는 스토리텔링이다.
농민들의 시위를 무자비하게 진압한 직후 집권 공산당이 권력을 잃게 되면서 실권을 장악한
군 장교와 재벌들이 발족한 '이사회'(Directorate)가 러시아의 제한적인 지원으로
하와이에 대한 선제공격을 가한다.
하와이에 대한 공격은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에 형성된 엄청난 천연가스층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졸지에 중국군에 점령당한 하와이에 낙오된 미군은 자신들을 향해 총부리를 겨눴던 아프가니스탄군과 이라크군처럼
무장봉기를 부추기는 한편 적의 표적에 폭발물을 설치하고 기습전을 감행하는 등 게릴라전을 펼친다.
이에 대해 미언론은 기다렸다는 듯이 "사이버 진주만 습격"(cyber Pearl Harbor)이라고 표현하면서 상황의 위급함을
잇따라 전한다.
시험 항해 중인 미국의 차세대
스텔스 구축함 줌월트함 [AP=연합뉴스 자료 사진]
위기에 당면한 미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전쟁을 끝내려고 원자탄 개발 계획
(맨해튼계획)을 추진한 것처럼 실리콘 밸리 해커들의
지원으로 공세로 전환한다.
하와이 주민들도 힘을 합쳐 중국 침략군에 대항해
무장 반란을 일으키며 침략에 종지부를 찍는다.
이 소설이 국내외 다양한 독자층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신. 구형 무기가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병사들이
이런 화기에 어떻게 대응하고, 전쟁 양태를 어떻게 혁명적으로 바꿀 수 있는지를 잘 묘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미국이 자랑하는 군사 분야의 최신예 기술 혁명이 오히려 재래전에 익숙한 적군에게는
무용지물이 되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로버트 넬러 미 해병대 사령관은 '유령 함대'가 "우리가 오늘날 구축하려는 전력의 잠재 취약점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런 부분에 대해 우리가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일깨워준다"고 평가했다.
싱어는 "이 책은 소설이라고 하지만, 철저한 연구작업을 거쳐 모든 기술과 현상을 현실로부터 얻어낸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유령함대 : 미중전쟁 가상 시나리오. 1 / 386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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