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活文化/좋은 글

꽃의 열매

바람아님 2018. 7. 9. 09:37




 꽃의 열매 / 海島 이우창


봄이라 다투워 꽃샘을 일으켰는데
하루 하루 지나는 무관심 속에
어느새 봄을 보내는 꽃들의 표정을 본다

작은 얼굴 큰 얼굴로
작은 미소 큰 미소로 구름을 덮으며
하늘을 기쁘게 했는데

발에 밟히는 꽃들의 소란함에는
봄을 잃어 버리는 작은 송별회를 연다

눈에 띠지 않던 이름 없는 꽃에게서
세월 따라 거두워지는 입김은
너무 날을 빨리 보낸 양  세월 탓만 한다

온갖 색으로 얼굴을 지으며
가슴까지 스며드는 향기의
마지막 흐름이 여기까지
봄의 떠남을 아쉬워 하며
꽃의 얼굴을 지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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