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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달달하게 책 읽기] 글로벌 좌파의 '강남 좌파' 비판

바람아님 2018. 9. 22. 18:38

(조선일보 2018.09.22 우석훈 경제학자)


'전환의 시대'


우석훈 경제학자우석훈 경제학자


외국 대학에 있으면서 책을 내는 대표적인 두 저자는 장하준과 박노자다.

한국 진보를 대표하는 스테디셀러의 저자들이다.

공교롭게도 한국인인 장하준은 영어로 글을 쓰고 우리는 번역된 책을 본다.

엄밀하게는 우리 보라고 쓴 책은 아니다.

러시아 출신인 박노자는 2001년에 귀화한 한국인이다.

우리는 그 외국인 '노동자'를 포용하지 못했고, 고생하던 그는 결국 노르웨이 오슬로대학의 교수가 되었다.

그는 우리말로 책을 쓴다. 꼭 짚어 우리 보라고 쓰는 것이다.

한국의 '메인 스트림' 혹은 주류 중의 주류가 보면 장하준이나 박노자나 다 '변방의 북소리'에 불과하다.

비주류의 비주류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들이 한국 사회과학 분야의 대표 저자인 것을.


박노자의 매력은 익숙한 것들을 이방인의 눈으로 되짚어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요즘 표현대로 '쉐킷, 쉐킷', 신나게 흔들고 휘젓는 것이 그의 매력이다. 우린 그처럼 자유롭게 글을 못 쓴다.

이렇게 얽히고, 저렇게 얽히고, 이건 이래서 빼주고, 저건 저래서 빼주고….

어쩌면 한국을 가장 냉정하고 정확하게 관찰하는 이가 박노자인지도 모른다.

우린 몰라서도 못 쓰고, 알아도 못 쓰고, 눈뜬장님들인지도 모른다.


전환의 시대
(탈 분단, 탈 군사화, 탈 자본으로 대한민국이여, 판을 바꿔라)
저자 박노자/ 한겨레출판사/2018.08.27/ 308 p
309.111-ㅂ224ㅈ/ [정독]인사자실/  [강서]2층/ (대출 중)


박노자가 '전환의 시대'라는 새 책을 냈다.

촛불집회 이후 그가 한국을 보는 눈을 편안하게 풀어썼다. 그사이에 유머도 많이 늘었다.

대충대충 뭔가 고치는 척해 보려는 우리의 모습을 보고 "정로환으로 암을 치료하는 시도"라고 한다.

한국인 다 되었다. 깨알 같은 한국식 유머가 책 읽는 부담감을 좀 줄여준다.

제주대학을 '제1호 대학', 서울대를 '제16호 대학'으로 바꾸자는 국공립 네트워크 방안에 대해서는

"살아있네!", 허를 찌르는 재치에 잠시 웃게 된다.


박노자 앞에서 한국당은 물론이고 민주당, 심지어는 정의당마저도 "도대체 니들 왜 이러고 사니",

거대한 '쉐킷, 쉐킷'이 된다. 우리의 미래는 달달하고 즐거운 밀크 셰이크가 될 수 있을까?

좌·우 혹은 진보·보수, 예외가 없다. 보수라도 상식적으로 박노자의 책은 읽어 두면 도움이 될 것 같다.

한국의 진보는 보수의 글과 책을 본다. 그렇지만 보수는 어지간하면 그런 건 안 보는 것 같다.

기분은 좋겠지만, 우리의 미래에는 별 도움 안 된다.

한국 진보에서 딱 한 권을 고르라면 나는 주저 없이 박노자를 고르겠다.

글로벌 스탠더드 좌파, 정확한 기준점이 된다.

'강남 우파'든 '강남 좌파'든, 박노자의 비판이 비켜가지 않는다. 




[출판] 박노자 교수 “한국, 돈 벌긴 쉬워도 행복하긴 어려운 나라”


(헤럴드경제 2018-08-21)


진보논객인 박노자 교수가 한국사회를 병영사회이자 초군사화한 사회로 분석한 글들을 모은 ‘전환의 시대‘를 펴냈다.

[사진=연합뉴스/예스24 캡처]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진보논객인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학 교수가 한국 사회를 분단체제에 뿌리를 둔 병영사회이자

초군사화한 사회라고 분석하며 “이런 구조에서는 이윤을 뽑기는 쉬워도 행복하게 살기는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박노자 교수는 신간 ‘전환의 시대(한겨레출판 펴냄)’를 통해 “지금이야말로 한국의 판을 바꿀 절호의 기회”라고 진단했다.

그는 촛불혁명을 통해 새로운 정권을 창출하고 적폐를 청산하기 위한 인적 쇄신 등의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대한민국의 심층 구조, 기본 골격을 바꾸지 않고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없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지금이 갖가지 사회병폐를 야기해온 오랜 분단체제에서 벗어나 한반도평화를 정착시키고

모두의 생존과 평등한 행복이 가능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초석을 놓을 적기라고 평가했다.


2001년 귀화한 박 교수(본명 블라디미르 티호노프)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태생으로 모스크바대학에서

고대 가야사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오슬로대학에서 한국학과 동아시아학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전근대성을 성찰하는 날카로운 칼럼을 써왔으며, 이 책은 최근 발표한 글들을 묶은 것이다.

박 교수는 이 책에서 초군사화한 한국 사회의 사례로 국가정보원이나 국군기무사령부 같은 기관이 온갖 비리와 부정에

연루되고, 군사훈련을 건전한 이벤트로 여기며 복종과 순종을 미덕으로 삼는 것을 사회적으로 내재화한 군사주의로 든다.

이와 함께 여성혐오, 노동자를 머슴으로 여기는 노사관계, 재벌왕국, 위계와 서열 등을 한국 사회의 특징으로 꼽는다.


박 교수는 전례 없는 남북 화해 무드 속에서 대한민국을 근본부터 바꿀 수 있는 전환의 기회를 발견하기 위해 ‘

3탈(脫)’ 즉, 탈분단, 탈군사화, 탈자본을 향해 나아갈 것을 주문한다.


박 교수는 자신이 꿈꾸는 미래의 대한민국에 대해 “시민 홍길동이 학창 시절 교사한테 존댓말을 듣고,

지시가 아닌 ‘제안’을 받는 사회다…(중략)…

군대 갔다 와야 남자가 된다는 말 대신에 아이를 길러봐야 남자가 된다는 말이 속담처럼 도처에서 들리는…(중략)…

주말에 바람 쐬러 평양이나 원산에 다녀오는 것이 당연지사로 여겨지는 (그런)사회다.”


308쪽. 1만5000원.








전환시대의 논리
리영희 지음/ 한길사/ 2006/ 576 p.
304-ㅇ819ㄹ-1/ [정독]인사자실/ [강서]2층



전환시대의 논리-C :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이중위기 속의 한국사회)
임운택 지음/ 논형/ 2016/ 768 p
340.13-ㅇ982ㅈ/ [정독]인사자실/ [강서]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