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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산행 / 다감 이정애

바람아님 2018. 10. 24. 08:36





가을 산행 / 다감 이정애


가파른 고갯길 헉헉대는 숨소리
산허리를 강타한 그곳에
등줄기 타고 내리는 땀방울
살랑대며 춤추는 아가씨 옷깃에 숨는다


좁디좁은 산길에서 잠을 청한 도토리
집채보다 커다란 널빤지에 깔리어
애꿎게 터진 몸뚱이 어루만지며 달랜다


산행길은 고행길이라 그 누가 말했던가
부인했던 그 말을 살며시 감춰놓고
살랑대는
갈대를 안고 파란 하늘을 날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