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2018.11.16. 08:00
기획사 "독일 컬렉터 집안서 내려온 고흐 진품 2점도 전시"
지난해 큰 반향을 일으킨 애니메이션 '러빙 빈센트'를 되새김할 미술 전시가 마련됐다.
1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M컨템포러리 아트센터(호텔 르메르디앙 서울 1층)에서 개막하는 '러빙 빈센트' 전은 영화를 위해 제작한 유화를 선보이는 자리다.
부부인 도로타 코비엘라와 휴 웰치먼이 함께 만든 '러빙 빈센트'는 최초 유화 애니메이션이다.
20개국 출신 화가 125명이 6만여개 화면 프레임 하나하나를 그림으로 옮기는 작업에 매달렸다.
꼬박 2년이 소요된 이 작업 덕분에 대형 스크린에서도 빈센트 반 고흐(1853∼1890) 특유의 색채감과 붓질이 생생하게 구현될 수 있었다.
영화 재료가 된 그림 중 125점이 한국 전시에 나왔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고흐 고향인 네덜란드 노르트브라반트 지역 미술관에서도 '러빙 빈센트' 유화 전시가 열린 적이 있지만, 대규모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고흐 명작 '까마귀가 있는 밀밭' 등을 디지털 아트 형식으로 구현한 공간도 마련됐다.
전시 주최사 스토리팩토리·주관사 타란튤라에 따르면 독일 티에츠(Tietz) 가문에서 전해져 내려온 고흐 초창기 그림 2점도 이번에 소개된다.
각각 '꽃이 있는 정물화'(Floral Still Life)와 '수확하는 두 농부'(Two Harvesters)로 이름 붙은 작품이다.
15일 먼저 전시장에 설치된 '수확하는 두 농부'는 세로 90cm, 가로 60cm 캔버스 앞면에는 수확하는 농민이, 뒷면에는 강이 있는 풍경이 그려진 작품이다.
개막 이후 도착할 '꽃이 있는 정물화'는 비슷한 크기로, 테이블 위 길쭉한 화병에 붉은 꽃들이 꽂힌 모습을 포착했다.
두 작품은 독일에서 가죽 공장을 운영한 헤르만 티에츠가 1930년 로더문데트라는 개인 수집가에게서 사들이면서 '테이츠 컬렉션'에 포함됐다는 게 타란튤라 남지영 대표 설명이다.
이들 작품은 1948년 헤르만 아들 파울에게로 상속됐고, 1970년 파울 아들 미하엘에게로 다시 전해졌다.
15일 르메르디앙 서울에서 만난 미하엘 티에츠 씨는 "할아버지가 1930년 로더문데트로부터 반 고흐 '꽃이 있는 정물화'를 샀다"라면서 "제게 반 고흐 외에도 칸딘스키 등 수많은 예술가 작품을 남겨주셨다"고 설명했다.
티에츠 씨는 "고흐가 유명해지기 전 그린 매우 초창기 작업이기에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시장가격은 모르겠지만 팔 생각도 없다"고 강조했다.
'꽃이 있는 정물화'나 '수확하는 두 농부' 모두 온라인에서 쉽게 검색되는 작품이 아니다. 완숙한 경지에 오른 고흐 대표작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이미지도 낯설다.
이에 남 대표는 '꽃이 있는 정물화'와 '수확하는 두 농부'가 각각 2004∼2005년, 올해 국제인증전문기관인 스위스 SGS 검증을 거쳤으며 '꽃이 있는 정물화'는 네덜란드 빈센트 반 고흐 미술관 인증을 받았고 서류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수확하는 두 농부'는 아직 반 고흐 미술관 인증 절차를 밟지 않은 상태다.
남 대표는 관련 자료를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로 "개인이 소장하던 작품으로 서울 전시 전까지 독일 밖으로 반출되거나 일반 대중에 공개된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내년 3월 3일까지. 문의 ☎ 02-3451-8187(M컨템포러리)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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