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8.12.05 나해란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뇌와 음악
아이돌 스타에게 열광하는 친구들이 참 많아요.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면 신이 나지만,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하면 방해가 된다고 하시는 부모님들도 계실 겁니다.
음악은 정말 공부에 방해가 될까요?
음악을 듣는 것은 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지속적으로 들려오는 소리는 청각 세포를 자극할 뿐 아니라 뇌 전체를 활성화하기 때문이죠.
클래식이건 대중음악이건, 경쾌한 음악이건 차분한 음악이건 관계없습니다.
듣는 사람이 좋아하는 음악이라면 뇌에는 긍정적인 자극이 된다고 해요.
▲ /게티이미지뱅크
음악을 듣는 것은 뇌의 집중력을 높여주고 기억력을 높이며, 두뇌의 정보 처리 속도를 높여줍니다.
꾸준히 음악을 들으면 '백질'이라는 뇌 신경다발이 견고해지기 때문이죠.
백질은 무수한 정보가 지나다니는 신경회로망 같은 길입니다.
이 길을 통해서 대뇌의 좌우반구가 연결되고, 뇌 안에서 분업 중인 여러 기관이 정보를 교환합니다.
백질이 튼튼해지면 뇌 안에 촘촘한 고속 통신망이 생긴 것처럼 정보 처리 속도가 빨라집니다.
그래서 뇌가 신속히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게 되지요. 언어를 표현하는 것이나, 기억을 잘 해내는 것도
모두 백질이라는 세포가 풍부해야 속도가 빨라집니다.
음악을 들으면 뇌 신경호르몬 분비가 늘어나면서 감정도 풍부해져요.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노래를 부르면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늘어나 마음이 편안하고 따뜻해집니다.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나와 기분이 좋아지고요.
음악을 듣게 되면 집중력이 높아지기도 합니다.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는 동안 뇌는 다음 선율이 나올 것을 예상하면서 촉각을 곤두세우게 됩니다.
음악회에 갔을 때 1악장이 끝나고 2악장이 계속될 것을 알면 객석에서 일어나지 않고 당연히 조용히 앉아
다음 순서를 기다리겠죠? 뇌도 비슷하답니다.
다만 책을 읽거나 생각을 정리해서 쓰는 논술을 할 때는
가사가 있는 노래보다 가사 없는 차분한 연주곡을 듣는 것이 집중하는 데는 더 도움이 됩니다.
가사가 있는 음악은 노래 자체에 몰입하게 하기 때문에 공부에는 방해가 될 수도 있어요.
음악을 들으면 운동 기능도 발달합니다.
귀를 통해 소리가 전달되면, 귀 바로 위에 있는 청각 세포가 자극받는데, 청각 세포는 운동 세포와 연결되어 있어요.
자동차 소리를 들으면 본능적으로 몸을 피하는 것도 그 덕분이죠.
청각 세포를 자극하면 운동 세포도 덩달아 활발해진답니다.
꾸준히 음악을 듣거나 악기를 연주하면 작은 것을 조작하는 미세 운동 기술이나 운동 능력이 함께 좋아질 수 있어요.
음악을 듣는 것뿐 아니라, 연주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것도 뇌에 영향을 줘요.
특히 즉흥적인 연주를 하는 것은 창의력을 증진시킵니다.
노래를 부르면 마음속의 화를 밖으로 표출하는 효과가 있어 기분이 개운해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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