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일보 2019.01.27 20:00
미국이 2018년 중국과의 무역분쟁을 시작함으로써 본격적인 중국 견제에 나섰다. 패권국 미국이 도전국 중국의 불공정무역, 기술탈취, 각국 국내 정치 개입 등 행태와 신장-위구르 인권, 대만 문제 등에 대해 전방위적인 공세에 나서고 있다. 중국의 경제력과 첨단기술 발전 추세를 그대로 두면 미국과 격차가 점점 좁혀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읽혀진다. 경제력과 첨단기술은 군사력으로도 이어진다.
앞으로 30년 후 또는 100년 후 미국과 중국의 모습은 어떻게 될까. 미국이 1980년대 소련과의 군사경쟁, 독일 일본과의 경제경쟁에서 도전을 뿌리쳤던 것처럼 중국도 억누를 수 있을까. 아니면 중국이 미국의 패권국 지위를 이어받을까. 패권경쟁은 국제사회에서의 ‘규범과 질서’ 경쟁으로도 볼 수 있다. 미중 패권경쟁의 배경과 전망에 대해 여러 전문가들과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편집자 주]
"미중관계가 예전으로 돌아가는 시대는 끝났다. 그런데 곧 새로운 모델이 정착되는 건 아니다. 미중관계가 새로운 안정적 패러다임을 다시 찾아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면 골치아프다. 미국과 중국이 충돌하는 게 아니라 세력 분산 형태가 될 것이다."
김재철 가톨릭대 국제학부 교수는 미국과 중국의 기존 관계가 한계에 도달했고 어떤 형태로는 새롭게 안정적인 패러다임이 다시 구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교수는 지금의 미중 관계를 ‘신냉전'으로 보는 건 지나친 확대해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소한 객관적으로 신냉전이라고 보려면 양쪽이 협력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어버리고 미국과 소련 관계처럼 진영이 형성되든지 해야 한다"며 "경제적, 안보적, 정치적, 이념적 대결까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상대적으로 미국이 우위인 건 사실이지만 독보적인 우위는 아니다"라며 "중국이 미국과 충돌할 의사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양국이 앞으로 치열하게 경쟁하더라도 잘하면 어느 정도의 합의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중국이 계속 성장하더라도 미국과 충돌하는 게 아니라 세력을 어느 정도 나눠 가지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중국이 완전히 미국을 제압해서 두배 세배의 국력을 갖기 어렵다"며 "중국이 미국을 앞설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미국이 가진 세력을 좀 더 분산시키는 방식, 패권 경쟁이 아닌 세력 분산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미국 워싱턴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을 역임한 중국 정치 외교 전문가다. 현재 가톨릭대 국제학부 교수로 재직하면서 중국의 정치·외교와 국제관계를 연구하고 있다. 최근 저서로는 ‘중국, 미국, 그리고 동아시아: 신흥 강대국의 부상과 지역질서(2015)’와 ‘중국과 세계; 국제주의, 민족주의, 외교정책(2017)’이 있다.
앞으로 30년 후 또는 100년 후 미국과 중국의 모습은 어떻게 될까. 미국이 1980년대 소련과의 군사경쟁, 독일 일본과의 경제경쟁에서 도전을 뿌리쳤던 것처럼 중국도 억누를 수 있을까. 아니면 중국이 미국의 패권국 지위를 이어받을까. 패권경쟁은 국제사회에서의 ‘규범과 질서’ 경쟁으로도 볼 수 있다. 미중 패권경쟁의 배경과 전망에 대해 여러 전문가들과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편집자 주]
"미중관계가 예전으로 돌아가는 시대는 끝났다. 그런데 곧 새로운 모델이 정착되는 건 아니다. 미중관계가 새로운 안정적 패러다임을 다시 찾아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면 골치아프다. 미국과 중국이 충돌하는 게 아니라 세력 분산 형태가 될 것이다."
김재철 가톨릭대 국제학부 교수는 미국과 중국의 기존 관계가 한계에 도달했고 어떤 형태로는 새롭게 안정적인 패러다임이 다시 구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교수는 지금의 미중 관계를 ‘신냉전'으로 보는 건 지나친 확대해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소한 객관적으로 신냉전이라고 보려면 양쪽이 협력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어버리고 미국과 소련 관계처럼 진영이 형성되든지 해야 한다"며 "경제적, 안보적, 정치적, 이념적 대결까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상대적으로 미국이 우위인 건 사실이지만 독보적인 우위는 아니다"라며 "중국이 미국과 충돌할 의사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양국이 앞으로 치열하게 경쟁하더라도 잘하면 어느 정도의 합의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중국이 계속 성장하더라도 미국과 충돌하는 게 아니라 세력을 어느 정도 나눠 가지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중국이 완전히 미국을 제압해서 두배 세배의 국력을 갖기 어렵다"며 "중국이 미국을 앞설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미국이 가진 세력을 좀 더 분산시키는 방식, 패권 경쟁이 아닌 세력 분산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미국 워싱턴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을 역임한 중국 정치 외교 전문가다. 현재 가톨릭대 국제학부 교수로 재직하면서 중국의 정치·외교와 국제관계를 연구하고 있다. 최근 저서로는 ‘중국, 미국, 그리고 동아시아: 신흥 강대국의 부상과 지역질서(2015)’와 ‘중국과 세계; 국제주의, 민족주의, 외교정책(2017)’이 있다.
-지금 미중 무역분쟁이 어떤 양상으로 갈까.
"무역분쟁만 놓고 본다면 타협점이 마련될 수 있다. 51대 49정도 가능성으로. 타협이 얼마만큼 이뤄질지는 별개의 문제지만 앞으로 미중 관계가 무역분쟁 이전 상태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암튼 90일간 휴전기간이 오는 3월1일까지여서 시간이 많지 않지만 타협할 가능성이 높다."
-첨단기술과 지적재산권 문제까지 엮여 있다.
"우선 중국이 작년 5월에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겠다며 미국에게 첨단기술 분야 제품을 팔아달라고 했는데 미국이 원하는 건 그게 아니었다. 미국은 무역적자 문제가 아니라 뒤에 숨어있는 각자의 계산이 다른 것이다.
중국은 미국이 요구하는 지재권 문제, 강제 기술이전 문제 해결을 어느 정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 같고 그 선에서 타협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게 무역분쟁 이전처럼 정상상태로 되돌아가는거냐, 그건 아니다. 우선 서로가 상대의 적의를 확인했기 때문에 양국 관계는 계속 껄끄러운 상태가 유지될 것이다."
"무역분쟁만 놓고 본다면 타협점이 마련될 수 있다. 51대 49정도 가능성으로. 타협이 얼마만큼 이뤄질지는 별개의 문제지만 앞으로 미중 관계가 무역분쟁 이전 상태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암튼 90일간 휴전기간이 오는 3월1일까지여서 시간이 많지 않지만 타협할 가능성이 높다."
-첨단기술과 지적재산권 문제까지 엮여 있다.
"우선 중국이 작년 5월에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겠다며 미국에게 첨단기술 분야 제품을 팔아달라고 했는데 미국이 원하는 건 그게 아니었다. 미국은 무역적자 문제가 아니라 뒤에 숨어있는 각자의 계산이 다른 것이다.
중국은 미국이 요구하는 지재권 문제, 강제 기술이전 문제 해결을 어느 정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 같고 그 선에서 타협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게 무역분쟁 이전처럼 정상상태로 되돌아가는거냐, 그건 아니다. 우선 서로가 상대의 적의를 확인했기 때문에 양국 관계는 계속 껄끄러운 상태가 유지될 것이다."
-‘미중 신냉전’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신냉전으로 가기는 어려울 거라고 본다. 구분을 엄격히 해야 한다. 신냉전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마다 그 의미가 다르다. 최소한 객관적으로 신냉전이라고 보려면 양쪽이 협력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어버리고 미국과 소련 관계처럼 진영이 형성되든지 해야 한다. 경제적, 안보적, 정치적, 이념적 대결까지 있어야 한다. 지금 미중 관계를 신냉전이라고 보는 건 지나친 확대해석이다.
중국과 미국 관계는 2000년대 조지 W 부시 때부터 전략적 경쟁 관계였다. 오바마 때도 비슷했다. 여태까지는 전략적으로 경쟁하면서 협력하는 상호의존적인 관계였다. 그런데 트럼프가 등장하면서 지역문제, 국제문제, 기후변화 등 이런 것들을 다 차버렸다. 남아있는 건 ‘경제적’ 상호의존 관계뿐이다. 전략적 경쟁이라는 게 한계치를 벗어나지 않게끔 하는 건 중요한 과제다."
-지재권, 기술 탈취는 미국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문제삼고 있다. 우리나라도 쌍용차 사건이 있지 않았나. 중국이 적어도 그런 부분은 수정을 해야 할 것 같은데.
"그런 부분이 완전히 해소는 안되겠지만 중국이 어느 정도 수정은 할 것 같다. 중국 입장에서도 미국이 이렇게 계속 견제하고 더 나아가서 봉쇄하려고 할때 중국 입장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할 것이다. 게다가 중국은 무역분쟁 초기 유럽에게 미국의 보호무역에 함께 반대하자고 했는데 유럽은 중국을 공격하는 트럼프 논리가 틀린 게 아니라며 거부했다. 이에 중국이 크게 실망했다. 중국이 자유무역의 수호자인 척하며 의기양양했다가 나중에 꼬리를 내린 건 국제적 지원이 없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재권, 기술탈취 문제를 완전히 해결해 중국을 선진국의 질서 틀 안에 넣으려고 할텐데.
"중국은 최소한 다른 나라와 얘기할 때 우리가 이만큼은 했다는 걸 보여줄 것이다. 완전히 해소는 안 한다. 경제 발전의 권리 문제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소프트웨어 저작권 제대로 지킬 때까지 시간이 걸렸고 다른 나라 제품 복제하기도 했고 그런 사례들을 언급하는 건가.
"그렇다. 중국은 지재권 이야기하면, 다른 나라 중에 그렇게 하지 않고 성공한 나라가 어딨냐고 한다. 장하준 교수의 ‘사다리 걷어차기’ 논리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100% 미국의 요구대로 문제를 풀진 않을 거다. 중국은 외부의 압력 때문에 한다는 뉘앙스를 풍기지 않는다. 중국 매체를 보면 지재권 준수 등이 꼭 가야할 길이고, 해야할 일이기 때문에 자발적인 개혁이라는 뉘앙스다."
-트럼프 때문에 미국이 중국에 대해 이렇게 강경하게 공격할 수 있는 건가.
"첫째, 미국에서는 트럼프 취임 전부터 중국에 대한 비판이 있었다. 2015년부터 미국에서는 대중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전에도 1990년대 중반 클린턴 대통령 때 동아시아 전략, 대중국 전략 바꾸자고 했는데, 그게 2001년 9.11 테러사태 이후로 테러에 공동 대응한다는 등으로 중국을 포용했다. 2015년에 다시 대중정책 재검토 주장이 강하게 나왔다. 지금도 트럼프의 정책 자체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지만 트럼프가 대중국 정책 전환하는 것에 대해 찬성하는 여론은 미국 내 광범위하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그럼 중국은 왜 미국에 강하게 나가지 못했나. 이게 트럼프 변수 때문이다. 트럼프가 강하게 밀어부치는데 트럼프의 생각을 알 수가 없는 거다. 중국은 처음에 트럼프의 의도가 협상전략이라고 봤다. 협상전략이니까 중간선거 끝날 때까지만 버티면 미국이 풀어줄거라고, 이전의 정상 관계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다."
-트럼프는 중국을 계속 압박해 억누르려는 것 아닌가.
"그건 잘 모른다. 트럼프와 트럼프 참모들의 대중정책이 다른것 같다. 참모들의 의도는 알아도 트럼프의 진짜 의도는 모르는 것 아닌가. 내가 보기에는 트럼프 참모들도 두개의 그룹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 등 강경 경제민족주의자들이다. 목표는 분명하다. 중국을 억눌러야 하고 디커플링을 해야 한다. 경제 공급 체인(supply chain)을 중국 빼고 다른 국가들끼리 구성해서 중국을 미국에서 쫓아내든지 해야 한다. 공정한 룰을 받아들일 때까지 압박하고 아니면 최악의 경우에는 쫓아내겠다고 한다.
그런데 매티스 전 국방장관 같은 전략가들은 생각이 다른 것 같다. 중국을 혼내야 하는 건 사실인데 그렇다고 자기들이 중국을 억제할 수 있느냐. 아니라는 것이다. 끝까지 중국을 밀어부치면 중국과의 본격적인 갈등, 신냉전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거기까지 가면 안된다는 식이다."
-중국은 트럼프를 어떻게 보나.
"혼란이 많아 보인다. 기존의 대미 전략은 흔들리는 상황이다. 중국이 처음에 의존했던 사람들은 미국의 월가 사람들이다. 그래서 나바로가 자주 월가를 공격한다. 월가 금융회사들이 중국 투자 등에서 거래 중개하면서 수수료를 많이 벌었다. 또 중국에 우호적인 곳은 중국 자본이 대거 들어간 실리콘밸리 벤처업계, 그리고 미중 수교를 이끌었던 키신저 정도다.
아무튼 그런데 나중에 보니까 월가 사람들이 분석해 준 트럼프의 성향이 틀렸다. 그래서 중국이 오판을 한 부분도 있다. 중국이 트럼프 취임 초기보다 많이 신중해졌다. 예전에는 미국이 관세 부과하면 바로 보복하겠다고 말했는데 요즘에는 그런 말을 안한다.
중국은 상식적으로 지금 미국과 싸우면 바보다. 추세가 자기들이 봤을때 상승이고 상대는 정체 또는 완만하게 하향인데 시간게임이라는 입장이다. 중국 입장에서 지금 단계에서 강하게 싸울 필요가 없다. 워낙 초반에 세게 치고 나가서 주워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게 지금 중국의 딜레마다."
"신냉전으로 가기는 어려울 거라고 본다. 구분을 엄격히 해야 한다. 신냉전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마다 그 의미가 다르다. 최소한 객관적으로 신냉전이라고 보려면 양쪽이 협력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어버리고 미국과 소련 관계처럼 진영이 형성되든지 해야 한다. 경제적, 안보적, 정치적, 이념적 대결까지 있어야 한다. 지금 미중 관계를 신냉전이라고 보는 건 지나친 확대해석이다.
중국과 미국 관계는 2000년대 조지 W 부시 때부터 전략적 경쟁 관계였다. 오바마 때도 비슷했다. 여태까지는 전략적으로 경쟁하면서 협력하는 상호의존적인 관계였다. 그런데 트럼프가 등장하면서 지역문제, 국제문제, 기후변화 등 이런 것들을 다 차버렸다. 남아있는 건 ‘경제적’ 상호의존 관계뿐이다. 전략적 경쟁이라는 게 한계치를 벗어나지 않게끔 하는 건 중요한 과제다."
-지재권, 기술 탈취는 미국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문제삼고 있다. 우리나라도 쌍용차 사건이 있지 않았나. 중국이 적어도 그런 부분은 수정을 해야 할 것 같은데.
"그런 부분이 완전히 해소는 안되겠지만 중국이 어느 정도 수정은 할 것 같다. 중국 입장에서도 미국이 이렇게 계속 견제하고 더 나아가서 봉쇄하려고 할때 중국 입장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할 것이다. 게다가 중국은 무역분쟁 초기 유럽에게 미국의 보호무역에 함께 반대하자고 했는데 유럽은 중국을 공격하는 트럼프 논리가 틀린 게 아니라며 거부했다. 이에 중국이 크게 실망했다. 중국이 자유무역의 수호자인 척하며 의기양양했다가 나중에 꼬리를 내린 건 국제적 지원이 없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재권, 기술탈취 문제를 완전히 해결해 중국을 선진국의 질서 틀 안에 넣으려고 할텐데.
"중국은 최소한 다른 나라와 얘기할 때 우리가 이만큼은 했다는 걸 보여줄 것이다. 완전히 해소는 안 한다. 경제 발전의 권리 문제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소프트웨어 저작권 제대로 지킬 때까지 시간이 걸렸고 다른 나라 제품 복제하기도 했고 그런 사례들을 언급하는 건가.
"그렇다. 중국은 지재권 이야기하면, 다른 나라 중에 그렇게 하지 않고 성공한 나라가 어딨냐고 한다. 장하준 교수의 ‘사다리 걷어차기’ 논리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100% 미국의 요구대로 문제를 풀진 않을 거다. 중국은 외부의 압력 때문에 한다는 뉘앙스를 풍기지 않는다. 중국 매체를 보면 지재권 준수 등이 꼭 가야할 길이고, 해야할 일이기 때문에 자발적인 개혁이라는 뉘앙스다."
-트럼프 때문에 미국이 중국에 대해 이렇게 강경하게 공격할 수 있는 건가.
"첫째, 미국에서는 트럼프 취임 전부터 중국에 대한 비판이 있었다. 2015년부터 미국에서는 대중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전에도 1990년대 중반 클린턴 대통령 때 동아시아 전략, 대중국 전략 바꾸자고 했는데, 그게 2001년 9.11 테러사태 이후로 테러에 공동 대응한다는 등으로 중국을 포용했다. 2015년에 다시 대중정책 재검토 주장이 강하게 나왔다. 지금도 트럼프의 정책 자체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지만 트럼프가 대중국 정책 전환하는 것에 대해 찬성하는 여론은 미국 내 광범위하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그럼 중국은 왜 미국에 강하게 나가지 못했나. 이게 트럼프 변수 때문이다. 트럼프가 강하게 밀어부치는데 트럼프의 생각을 알 수가 없는 거다. 중국은 처음에 트럼프의 의도가 협상전략이라고 봤다. 협상전략이니까 중간선거 끝날 때까지만 버티면 미국이 풀어줄거라고, 이전의 정상 관계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다."
-트럼프는 중국을 계속 압박해 억누르려는 것 아닌가.
"그건 잘 모른다. 트럼프와 트럼프 참모들의 대중정책이 다른것 같다. 참모들의 의도는 알아도 트럼프의 진짜 의도는 모르는 것 아닌가. 내가 보기에는 트럼프 참모들도 두개의 그룹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 등 강경 경제민족주의자들이다. 목표는 분명하다. 중국을 억눌러야 하고 디커플링을 해야 한다. 경제 공급 체인(supply chain)을 중국 빼고 다른 국가들끼리 구성해서 중국을 미국에서 쫓아내든지 해야 한다. 공정한 룰을 받아들일 때까지 압박하고 아니면 최악의 경우에는 쫓아내겠다고 한다.
그런데 매티스 전 국방장관 같은 전략가들은 생각이 다른 것 같다. 중국을 혼내야 하는 건 사실인데 그렇다고 자기들이 중국을 억제할 수 있느냐. 아니라는 것이다. 끝까지 중국을 밀어부치면 중국과의 본격적인 갈등, 신냉전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거기까지 가면 안된다는 식이다."
-중국은 트럼프를 어떻게 보나.
"혼란이 많아 보인다. 기존의 대미 전략은 흔들리는 상황이다. 중국이 처음에 의존했던 사람들은 미국의 월가 사람들이다. 그래서 나바로가 자주 월가를 공격한다. 월가 금융회사들이 중국 투자 등에서 거래 중개하면서 수수료를 많이 벌었다. 또 중국에 우호적인 곳은 중국 자본이 대거 들어간 실리콘밸리 벤처업계, 그리고 미중 수교를 이끌었던 키신저 정도다.
아무튼 그런데 나중에 보니까 월가 사람들이 분석해 준 트럼프의 성향이 틀렸다. 그래서 중국이 오판을 한 부분도 있다. 중국이 트럼프 취임 초기보다 많이 신중해졌다. 예전에는 미국이 관세 부과하면 바로 보복하겠다고 말했는데 요즘에는 그런 말을 안한다.
중국은 상식적으로 지금 미국과 싸우면 바보다. 추세가 자기들이 봤을때 상승이고 상대는 정체 또는 완만하게 하향인데 시간게임이라는 입장이다. 중국 입장에서 지금 단계에서 강하게 싸울 필요가 없다. 워낙 초반에 세게 치고 나가서 주워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게 지금 중국의 딜레마다."
-지금 중국 입장에서는 골치아프겠다. 새로 전략을 짜야 하고 대미 전략 수정해야 하는데 트럼프의 의중은 모르는 상황이니까.
"중국은 한쪽으로는 G2(주요 2개국)라고 생각하고 미국으로부터 동등한 대우를 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아주 강하다. 그런데 그 욕구가 트럼프와 부딪힌다. 중국의 선택은 둘 중 하나다. 파국이 오더라도 치고 나가느냐, 파국을 막고 모양새 좋게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자제하느냐. 나는 후자라고 본다.
그런데 어느 만큼 해야만 미국도 트럼프도 만족시키고 중국 체면도 만족시키고 할텐데, 균형 잡는 게 쉽지 않다."
-미국에서는 중국을 억눌러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고, 중국의 경제력과 첨단 기술력은 상승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억제할 수 있나.
"이견이 있다. 중국을 제어해야 한다는 건 사실인데 어디까지, 얼만큼 하느냐는 미국 내에서도 이견이 있다. 나바로 등 강경파는 중국이 항복할 때까지 밀어부쳐야 한다는 쪽이다. 미국이 제시하는 질서 틀에 들어오라는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국장을 지냈던 제프리 베이더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같은 사람들은 중국과 협력관계 자체를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이걸 포기하면 곧바로 적이 되고 미국에 손해라고 한다. 중국과의 전면적인 갈등과 협력 포기는 안 된다고 보는 세력도 만만치 않게 존재한다."
-그럼 미중관계는 당분간 어떻게 될까.
"미중관계가 예전으로 돌아가는 시대는 끝났다. 그런데 곧 새로운 모델이 정착되는건 아니다. 미중관계가 새로운 안정적 패러다임을 다시 찾아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면 골치아프다."
-미중관계의 안정적 패러다임을 원하나.
"바라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트럼프 변수가 워낙 불확실해서. 트럼프가 재선 되면 잘 안 될 것 같고, 한편으로는 상호의존 변수도 있다. 연간 무역액이 6000억달러이고 누적 투자액이 1000억달러가 넘는다. 강대국 사이에 이렇게 의존했던 관계는 지금까지 없었다. 그동안 이런 양국관계를 재조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지도자도 없었다. 미국에서 중국과 관계를 크게 줄이는 디커플링이 될 것인가. 가능할까? 논쟁거리다."
-미국이 신장위구르 문제 지적하고 미국 대만 공무원들이 자유롭게 상호 방문할 수 있게 하는 ‘대만여행법'을 통과시켰다.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이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볼 것 같다.
"양국관계의 전환 또는 기존 관계가 한계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는 분명하다.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국 국내 문제에 대해서는 말만 하고 끝낸다는 게 예전 관계의 중요한 토대였다. 전에는 미국이 그런 것을 동원해도 되지 않을 만큼 센 카드가 있었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미중관계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미중간의 국력 격차가 줄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예전에는 미국이 중국 국내 문제를 동원하지 않아도 충분했는데, 이제는 동원 가능한 걸 다 동원하고 있는 게 아닌가.
지금 경제에서 상대적으로 미국이 우위인 건 사실이지만 독보적인 우위는 아니다. 중국이 미국과의 충돌할 의사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양국간 갭이 존재하긴 하지만 갭이 현저하게 축소됐다. 이걸 보여주는 증거는 미국이 동원가능한 모든 것들을 동원한다는 것이다. 상당히 복잡한 국면이고 큰 전환점이다."
-지금 당장 예측하긴 어렵지만 100년, 200년, 300년이 지났을 때 중국이 미국 앞지를 수 있을까.
"상당히 복잡한 문제다. 국력 대비만 놓고 보더라도 미국이 3% 성장, 중국이 6% 성장한다고 가정하자. 2040년쯤 되면 국내총생산(GDP)이 비슷해지거나 역전된다. 그러면 GDP 규모에서 중국이 미국의 두배가 될 수 있느냐, 어떤 사람은 된다고 하는데 과연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확실치 않다. 두배가 되더라도 1인당 GDP에서는 여전히 미국이 앞선다.
그 다음 나타나는 건 양국이 사활적인 이해관계 갈등에서 싸울 수 있느냐. 이건 핵전쟁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가능성이 크지 않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봤을 때 국력의 현저한 격차는 성장 격차가 아니라 전쟁이 일어났을 때 보여진다. 한쪽이 폭삭 망해서 다른 한쪽이 압도하는 것, 예를 들면 팍스 시니카가 가능하느냐. 이게 잘못된 비유라고 생각한다. 중국도 그걸 그리는 것 같진 않다."
-중국이 원하는 상황은.
"중국은 계속해서 국제적 지위를 회복하고 싶어한다. 독보적으로 독주하는 중국이 아니고 강대국으로 대접받는 지위를 원한다."
-아시아 내에서 패권 말인가.
"패권까진 아니다. 패권은 공존 불가능하다. 국제적 문제가 생겼을때 우리도 끼워달라. 미국이 중국과도 상의해달라. 이 정도가 아닐까."
-이런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다른 아시아 국가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나라는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하는가. 지금을 명청 교체기와 비슷하다고 보기도 하던데.
"쉽지 않다. 명청 교체기 때 우리는 권력 자체의 흐름을 못읽었다. 명나라는 기본적으로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사대국이며 임진왜란 때 도와줬다. 청나라는 오랑캐였고. 지금도 같다. 미국은 우리와 자유 민주주의 시장경제라는 같은 이념을 가지고 있고 한국전쟁 때 우리를 지켜줬다. 중국은 새로 등장했고. 우리는 새롭게 등장하는 강대국과의 관계를 좀 덜 충격적으로 가지고 가야 한다.
세력전이 이론이나 투키디데스의 함정의 논리에서는 패권국과 도전국 간 세력교체가 계속 순환된다고 본다. 그러나 과연 그런가. 투키디데스의 함정에서 얘기하는 16개의 사례 중 그 인과관계가 다 다르다.
저는 권력 분산, 그거보단 ‘세력 분산’이라고 본다. 중국이 완전히 미국을 제압해서 두배 세배의 국력을 갖기 어렵다. 중국이 미국을 앞설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미국이 가진 세력을 좀더 분산시켜 가져올 수 있다. 우리의 외교적 선택지는 동맹에만 계속 목매달기보다는 새로운 강대국에 대해 우리 마음에 안들어도 이슈에 따라서 유연성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 물론 중국이 우리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도록 미국과의 관계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미국 관련 전문가들과는 다른 이야기일 것이다."
-그렇다. 미국 정치학 쪽 전공하신 분들은 한미일 동맹 강화를 중요하게 본다.
"중국이 100년 후에 미국을 앞지르는 게 가능할까. 내가 보기엔 강대국들이 상당히 분산될 것 같다. 역사가 반복된다고 보는 투키디데스식 순환론보다는 어떤 전환점이 올 것 같다."
-그러니까 역사가 순환한다기보다 진보한다고 보시나. 자유, 민주, 인권, 평화 등 인류보편적 가치 쪽으로의 진보인가.
"진보인지 모르겠지만 좀 더 나아지는 방향에 가깝겠다. 중국은 힘이 강해져도 전세계에 지도력을 행사하는 상황이 벌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본다. 그랬으면 좋겠다. 한중관계를 잘 유지해야 하지만 인류 보편성, 가치 부분에서 양보해선 안된다. 우리의 핵심 국익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한쪽으로는 G2(주요 2개국)라고 생각하고 미국으로부터 동등한 대우를 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아주 강하다. 그런데 그 욕구가 트럼프와 부딪힌다. 중국의 선택은 둘 중 하나다. 파국이 오더라도 치고 나가느냐, 파국을 막고 모양새 좋게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자제하느냐. 나는 후자라고 본다.
그런데 어느 만큼 해야만 미국도 트럼프도 만족시키고 중국 체면도 만족시키고 할텐데, 균형 잡는 게 쉽지 않다."
-미국에서는 중국을 억눌러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고, 중국의 경제력과 첨단 기술력은 상승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억제할 수 있나.
"이견이 있다. 중국을 제어해야 한다는 건 사실인데 어디까지, 얼만큼 하느냐는 미국 내에서도 이견이 있다. 나바로 등 강경파는 중국이 항복할 때까지 밀어부쳐야 한다는 쪽이다. 미국이 제시하는 질서 틀에 들어오라는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국장을 지냈던 제프리 베이더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같은 사람들은 중국과 협력관계 자체를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이걸 포기하면 곧바로 적이 되고 미국에 손해라고 한다. 중국과의 전면적인 갈등과 협력 포기는 안 된다고 보는 세력도 만만치 않게 존재한다."
-그럼 미중관계는 당분간 어떻게 될까.
"미중관계가 예전으로 돌아가는 시대는 끝났다. 그런데 곧 새로운 모델이 정착되는건 아니다. 미중관계가 새로운 안정적 패러다임을 다시 찾아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면 골치아프다."
-미중관계의 안정적 패러다임을 원하나.
"바라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트럼프 변수가 워낙 불확실해서. 트럼프가 재선 되면 잘 안 될 것 같고, 한편으로는 상호의존 변수도 있다. 연간 무역액이 6000억달러이고 누적 투자액이 1000억달러가 넘는다. 강대국 사이에 이렇게 의존했던 관계는 지금까지 없었다. 그동안 이런 양국관계를 재조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지도자도 없었다. 미국에서 중국과 관계를 크게 줄이는 디커플링이 될 것인가. 가능할까? 논쟁거리다."
-미국이 신장위구르 문제 지적하고 미국 대만 공무원들이 자유롭게 상호 방문할 수 있게 하는 ‘대만여행법'을 통과시켰다.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이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볼 것 같다.
"양국관계의 전환 또는 기존 관계가 한계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는 분명하다.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국 국내 문제에 대해서는 말만 하고 끝낸다는 게 예전 관계의 중요한 토대였다. 전에는 미국이 그런 것을 동원해도 되지 않을 만큼 센 카드가 있었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미중관계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미중간의 국력 격차가 줄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예전에는 미국이 중국 국내 문제를 동원하지 않아도 충분했는데, 이제는 동원 가능한 걸 다 동원하고 있는 게 아닌가.
지금 경제에서 상대적으로 미국이 우위인 건 사실이지만 독보적인 우위는 아니다. 중국이 미국과의 충돌할 의사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양국간 갭이 존재하긴 하지만 갭이 현저하게 축소됐다. 이걸 보여주는 증거는 미국이 동원가능한 모든 것들을 동원한다는 것이다. 상당히 복잡한 국면이고 큰 전환점이다."
-지금 당장 예측하긴 어렵지만 100년, 200년, 300년이 지났을 때 중국이 미국 앞지를 수 있을까.
"상당히 복잡한 문제다. 국력 대비만 놓고 보더라도 미국이 3% 성장, 중국이 6% 성장한다고 가정하자. 2040년쯤 되면 국내총생산(GDP)이 비슷해지거나 역전된다. 그러면 GDP 규모에서 중국이 미국의 두배가 될 수 있느냐, 어떤 사람은 된다고 하는데 과연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확실치 않다. 두배가 되더라도 1인당 GDP에서는 여전히 미국이 앞선다.
그 다음 나타나는 건 양국이 사활적인 이해관계 갈등에서 싸울 수 있느냐. 이건 핵전쟁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가능성이 크지 않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봤을 때 국력의 현저한 격차는 성장 격차가 아니라 전쟁이 일어났을 때 보여진다. 한쪽이 폭삭 망해서 다른 한쪽이 압도하는 것, 예를 들면 팍스 시니카가 가능하느냐. 이게 잘못된 비유라고 생각한다. 중국도 그걸 그리는 것 같진 않다."
-중국이 원하는 상황은.
"중국은 계속해서 국제적 지위를 회복하고 싶어한다. 독보적으로 독주하는 중국이 아니고 강대국으로 대접받는 지위를 원한다."
-아시아 내에서 패권 말인가.
"패권까진 아니다. 패권은 공존 불가능하다. 국제적 문제가 생겼을때 우리도 끼워달라. 미국이 중국과도 상의해달라. 이 정도가 아닐까."
-이런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다른 아시아 국가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나라는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하는가. 지금을 명청 교체기와 비슷하다고 보기도 하던데.
"쉽지 않다. 명청 교체기 때 우리는 권력 자체의 흐름을 못읽었다. 명나라는 기본적으로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사대국이며 임진왜란 때 도와줬다. 청나라는 오랑캐였고. 지금도 같다. 미국은 우리와 자유 민주주의 시장경제라는 같은 이념을 가지고 있고 한국전쟁 때 우리를 지켜줬다. 중국은 새로 등장했고. 우리는 새롭게 등장하는 강대국과의 관계를 좀 덜 충격적으로 가지고 가야 한다.
세력전이 이론이나 투키디데스의 함정의 논리에서는 패권국과 도전국 간 세력교체가 계속 순환된다고 본다. 그러나 과연 그런가. 투키디데스의 함정에서 얘기하는 16개의 사례 중 그 인과관계가 다 다르다.
저는 권력 분산, 그거보단 ‘세력 분산’이라고 본다. 중국이 완전히 미국을 제압해서 두배 세배의 국력을 갖기 어렵다. 중국이 미국을 앞설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미국이 가진 세력을 좀더 분산시켜 가져올 수 있다. 우리의 외교적 선택지는 동맹에만 계속 목매달기보다는 새로운 강대국에 대해 우리 마음에 안들어도 이슈에 따라서 유연성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 물론 중국이 우리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도록 미국과의 관계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미국 관련 전문가들과는 다른 이야기일 것이다."
-그렇다. 미국 정치학 쪽 전공하신 분들은 한미일 동맹 강화를 중요하게 본다.
"중국이 100년 후에 미국을 앞지르는 게 가능할까. 내가 보기엔 강대국들이 상당히 분산될 것 같다. 역사가 반복된다고 보는 투키디데스식 순환론보다는 어떤 전환점이 올 것 같다."
-그러니까 역사가 순환한다기보다 진보한다고 보시나. 자유, 민주, 인권, 평화 등 인류보편적 가치 쪽으로의 진보인가.
"진보인지 모르겠지만 좀 더 나아지는 방향에 가깝겠다. 중국은 힘이 강해져도 전세계에 지도력을 행사하는 상황이 벌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본다. 그랬으면 좋겠다. 한중관계를 잘 유지해야 하지만 인류 보편성, 가치 부분에서 양보해선 안된다. 우리의 핵심 국익도 마찬가지다."
-북한 비핵화는 물건너갔다고 생각된다. 중국 입장도 좀 바뀐 것 같다.
"중국 입장에서는 모든 관심은 미국과의 관계다. 우리 정부가 출범할 때만 해도 중국과의 공조로 비핵화를 몰아부칠 것이라고 했는데 지금 상황이 그렇진 않다. 지난 1년동안 중국이 말로는 한국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했지만 실제로 한국의 노력이 실천에 옮겨질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시도는 한 게 없다."
-중국이 북한을 지지했다는 건가.
"그것보다는 자기네 이익을 챙긴거다. 미국과 관계도 잘 안 되고 한국도 자율 외교 한다고 해서 미국을 설득하느라 중국에 신경쓸 여력이 없고. 그래서 남은 카드가 북한이다. 북한도 중국이 필요하니까 그게 딱 맞아서 양국관계가 호전됐다.
지금은 결이 달라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 이후 중국의 존재감이 회복됐다. 중국이 어떻게 나올지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다.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중국이 도와줘야하는 건 현실이다. 우리가 이제 중국과의 조율을 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중국이 우리를 얼만큼 도와줄거냐다. 중국이 들어오면서 비핵화가 촉진되면 그건 플러스다. 개인적으로 그게 좀 됐으면 좋겠다. 그게 어쩌면 마지막 기회다.
우리가 주도한 게 예상했던 것 만큼은 안된거다. 그럼 여기서 포기했을 때 대안이 없다. 거의 마지막 카드로 중국이 들어와서 우리가 모자란 힘을 중국이 도와줘서 우리가 원하는 걸 쟁취하는 게, 국민 입장에서는 그 정도라도 되는 게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갖고 가는 데 도움이 된다. 지금 불확실한 요인이 너무 많다. 잘됐으면 좋겠다."
"중국 입장에서는 모든 관심은 미국과의 관계다. 우리 정부가 출범할 때만 해도 중국과의 공조로 비핵화를 몰아부칠 것이라고 했는데 지금 상황이 그렇진 않다. 지난 1년동안 중국이 말로는 한국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했지만 실제로 한국의 노력이 실천에 옮겨질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시도는 한 게 없다."
-중국이 북한을 지지했다는 건가.
"그것보다는 자기네 이익을 챙긴거다. 미국과 관계도 잘 안 되고 한국도 자율 외교 한다고 해서 미국을 설득하느라 중국에 신경쓸 여력이 없고. 그래서 남은 카드가 북한이다. 북한도 중국이 필요하니까 그게 딱 맞아서 양국관계가 호전됐다.
지금은 결이 달라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 이후 중국의 존재감이 회복됐다. 중국이 어떻게 나올지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다.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중국이 도와줘야하는 건 현실이다. 우리가 이제 중국과의 조율을 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중국이 우리를 얼만큼 도와줄거냐다. 중국이 들어오면서 비핵화가 촉진되면 그건 플러스다. 개인적으로 그게 좀 됐으면 좋겠다. 그게 어쩌면 마지막 기회다.
우리가 주도한 게 예상했던 것 만큼은 안된거다. 그럼 여기서 포기했을 때 대안이 없다. 거의 마지막 카드로 중국이 들어와서 우리가 모자란 힘을 중국이 도와줘서 우리가 원하는 걸 쟁취하는 게, 국민 입장에서는 그 정도라도 되는 게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갖고 가는 데 도움이 된다. 지금 불확실한 요인이 너무 많다. 잘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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