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9.02.20 원우식 기자)
소설·뉴스·학교 숙제 척척
논리적으로 문장 구성하고 새로운 문장 탁월하게 작성
미국의 비영리 인공지능(AI) 연구기관 '오픈 AI(Open AI)'가 새로 개발한 '글짓기 인공지능'의 글쓰기 실력이 너무 뛰어나
연구자들이 '악용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원천 기술을 비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오픈 AI는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등 미국 IT 기업 대표들이 2015년 '인공지능을 통해 인류에 기여하자'며 공동으로
설립한 비영리 기관이다. 그동안 모든 연구 결과와 특허를 무료로 공유해왔지만 처음으로 비공개를 결정한 것이다.
18일(현지 시각) CNN 등 외신에 따르면 글짓기 인공지능 'GPT-2'는 판타지 소설부터 뉴스 기사, 학교 숙제 등
모든 분야의 글짓기가 가능하다. 800만 개의 인터넷 페이지에 담긴 단어 15억 개를 학습했다고 한다.
사용자가 특정 문장을 넣으면, 그에 알맞게 이어지는 문장을 논리적 순서에 맞게 만들어 낸다.
연구진은 인공지능의 실력에 대해 "책 한 페이지 분량의 글을 어색하지 않게 만들어낼 정도"라며
"인간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했다.
오픈 AI 홈페이지에는 이 인공지능의 실력을 엿볼 수 있는 8개의 글이 올라와 있다.
판타지 소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레골라스와 김리는 함성을 지르며 무기를 들고 오크를 향해 진격했다'는
문장을 넣으면, 인공지능은 이어 '오크들은 귀가 먹먹할 정도의 맹렬한 공격을 퍼부었다.
심지어 엘론드마저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로 시작되는 약 2000자 분량의 문단을 만들어냈다.
원작 소설에는 없는 새로운 문장이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이 살아 돌아와 다시 한 번 대통령이 되면 무슨 말을 할까'라고 물었을 때는
"저는 모든 국민이 목소리를 낼 때 미국이 다시 위대한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라고 시작하는 연설문을 만들었다.
'재활용은 지구를 위해 좋지 않다'는 상식과 어긋나는 문장을 넣었을 때도
'재활용 시스템은 거대한 시간·에너지·비용을 요구한다.
쓰레기 자체를 줄이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며 주제를 뒷받침하는 1800자의 완결된 글을 만들어 냈다.
뉴스 기사를 쓸 때는 기사뿐만 아니라 기사 내용과 일치하는 사진 설명까지 만들어 냈다.
오픈 AI는 "'GPT-2' 기술이 가짜 뉴스나 편향된 글을 만드는 데 쓰일 것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대중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일부러 기능을 대폭 줄인 버전을 다른 연구자들을 위해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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