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타깃은 日".. '오면초가' 몰린 아베 [특파원+]
세계일보 2019.02.25. 19:50
미·중 무역전쟁이 종전 국면에 진입하면서 이번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대외적으로 ‘오면초가(五面楚歌)’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본은 한국과는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일본 초계기의 근접저공비행 사건 등 현안을 놓고 대립을 계속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동북아에서의 외교 공간 확보를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에 의욕을 보이나 소위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한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이상 북·일관계 개선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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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원칼럼] 한·일 깨진 독
세계일보 2019.02.26. 00:05
"기본가치 공유 않는 나라" 외치는 /
한국과 일본은 우방인가, 적인가 /
反日 이념 불쏘시개로 삼는 정부 /
무엇으로 나라 안전 지키려 하나
한·일 사이가 험악하다. 아무리 사이가 나빠도 이런 적은 없었다. 누가 겁쟁이냐를 다투는 치킨게임이라도 하는 것인가. 고노 외상. 1993년 고노 담화를 발표한 고노 요헤이 전 관방장관의 아들이다. 일본군 위안부 동원을 사죄한 고노 담화는 2년 뒤 식민지배를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와 함께 역사적인 발표문이다. 아들은 아버지와 다르다. 이들 부자만 달라진 걸까. 1990년대 일본과 2010년대 일본의 얼굴은 판이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두 담화를 쓰레기통에 내던졌다. 2000년대 중반 일본 외교청서(백서)에서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 후 벌어지는 풍경이다. ‘1Q84’에 묘사된 “우익의 가두선전 차량이 쏟아내는 옛 군가”. 20여년 전만 해도 그 군가는 낡은 아우성이었다. 대개의 일본인은 무덤덤하게 흘려들었다. 지금은? 그 아우성은 일본정치를 뒤덮는다. 일본만 바뀐 걸까. 우리 정치도 달라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권력기관 체질을 바꾸는 일을 두고 일본을 끌어들였다. “경찰은 ‘칼 찬 순사’라는 말처럼 국민의 생살여탈권을 쥐고 있던 공포의 대상이었다.” 국정원·검찰·경찰 개혁 회의에서 왜 그런 말을 한 걸까. 그렇게도 바꾸고 싶다면 ‘권력기관을 시녀로 삼는’ 정치권력의 자세를 바꾸어야 하는 것 아닐까. 왜 ‘칼 찬 순사’ 망령을 덮어씌운 걸까. 일제 부역자가 아직도 권력기관에 남아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광복 73년. 강산은 일곱 번도 더 변했다. 문 대통령은 광복 8년 뒤, 문 의장은 광복을 맞은 해 태어났다. 아베 총리는 한·일 갈등을 극우정치의 불쏘시개로 삼고 있다. 일본만 그럴까. 우리 정치도 똑같다. ‘반일(反日)’을 불쏘시개로 삼는다. 한·일 우호를 외치면 ‘친일’이 덧칠되기까지 한다. 한·일 우호를 고려했음 직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민사소송 문제에 관한 대법원의 판단은 ‘사법농단’ 단두대에 올랐다. 문 의장의 발언도 그와 맥락을 같이하는 것은 아닐까. 정략적인 이념 구호가 난무하는 한·일의 정치. 그 미래는 무엇일까. 파탄의 수레바퀴가 구른다. ‘친구의 나라’, 우방은 부정된다. 일본 외교청서. 우리나라를 두고 “기본적 가치를 공유한 이웃”이라는 문구를 빼더니 지난해에는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 나라”라는 표현까지 삭제했다. 우리 국방백서. 지난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기본가치를 공유한다”는 표현을 지웠다. 적의 개념도 바뀌었다. 적은 북한이 아니라 “우리의 주권·국토·국민·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이다. 이제 누가 적일까. 위험하다. 나라의 안전은 위태로워지고 있다. 세계 11위의 경제대국? 우스운 소리다. 국제금융시장에 ‘찬바람’ 한 번 불면 우리는 투자자금 유출을 걱정하고 국가부도 악몽을 떠올린다. 1997년에도, 2008년에도 그랬다. 일본은 다르다. 흔들린 적이 별로 없다. 왜? 서방 경제블록의 한 축을 이루는 함선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갈등은 급기야 일본의 경제보복론까지 낳고 있다. 불화수소 수출을 막아 한국 반도체 산업을 흔들겠다고 한다. ‘아메리카 퍼스트’ 구호만 요란한 미국. 위기 안전핀은 하나하나 뽑히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이 다시 흔들리면 누구를 원군으로 삼을까.
조선 성종 때다. 죽음을 앞둔 신숙주는 왕에게 마지막 말을 남겼다. “일본과 실화(失和)하지 말라”고. 유성룡의 ‘징비록’ 첫머리에 나오는 말이다. 상대를 알지 못하는 까막눈으로 일본을 얕본 조선. 임진왜란을 당했다. 29년 뒤에는 반청(反淸)만 외치다 정묘·병자호란을 또 당했다. 극단적인 이념은 늘 화를 불렀다. 지금의 반일은 너무도 이념적이며, 정략적이다. 실사구시(實事求是)는 어디로 사라졌는가. 미래는 어찌될까. 그것이 걱정스럽다. 강호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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