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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對日 이성적 접근 다행, 하지만 거꾸로 된 현실 인식 여전/[사설] 또 미사일 쏘고 "소가 웃는다"며 조롱 수위 높인 北

바람아님 2019. 8. 17. 04:48

[사설] 對日 이성적 접근 다행, 하지만 거꾸로 된 현실 인식 여전


조선일보 2019.08.16. 03:20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74주년 기념사에서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일부가 '보이콧'을 주장하는 내년 도쿄올림픽은 "동아시아가 우호와 협력의 기틀을 굳게 다질 절호의 기회"라고 했다. 과거보다 미래를 주로 언급했다. 일본 아베 총리가 이에 화답해 하루빨리 백해무익한 한·일 갈등을 끝내고 정상적 관계로 되돌아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일본의 한국에 대한 무역 보복부터 철회돼야 한다. 문 대통령은 3·1운동 100년 기념일 등 중요한 국가적 행사 연설에서 '친일' '빨갱이' '김원봉이 국군의 뿌리'라는 식의 어이없는 돌출 발언을 해왔다. 이날도 그런 발언으로 광복절의 의미를 퇴색시키지 않을까 많은 사람이 우려했으나 다행히 그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거꾸로 된 현실 인식이 여전한 부분도 적지 않았다. 지난 5일 "남북 경협으로 평화 경제가 실현된다면 단숨에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식의 주장을 계속했다. 북한 김씨 왕조가 없어지고 북한 땅이 자유시장 경제에 통합되면 우리 경제에 새로운 기회가 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말하는 것은 그것이 아니라 김씨 왕조가 그대로 있는 상태에서 개성공단 같은 경협을 확대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도 '북 체제 유지와 안전'을 강조했다. GDP가 한국 중소 도시 규모도 안 되는 세계 최악의 낙후 집단과 경협을 해 무엇을 얼마나 얻겠나. 개성공단을 10개 만들어봐야 한국 국민소득은 최대 0.5% 증가할 뿐이라는 연구도 있다. 이런 경협조차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지금 북한은 핵 폐기는커녕 핵 무기·물질을 더 늘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데 무슨 평화 경제냐고 말하는 사람들'을 거론하며 "이념에 사로잡힌 외톨이로 남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지금 동북아에서 외톨이는 누구인가. 북한은 문 대통령에게 '겁먹은 개처럼 짖지 말라' '맞을 짓 말라'고 하고, 일본과는 단교 상태나 마찬가지고, 중·러는 우리를 무시하며 우리 영공을 넘나들고, 미국 대통령은 '북 미사일은 한국을 겨냥한 것이니 괜찮다'며 우리에겐 매일같이 '돈 내라'고 닦달이다. 우리 대한민국은 사방이 막힌 외톨이가 돼 있다. 나라를 이렇게 만든 사람이 바로 문 대통령 자신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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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 미사일 쏘고 "소가 웃는다"며 조롱 수위 높인 北

서울신문 2019.08.16. 17:01


북한이 어제 강원도 통천 북방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체를 또 두 차례 쐈다. 북한이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쏜 것은 지난 10일 이후 엿새만이다. 지난달 25일부터 치면 3주 사이 모두 6번 발사했다. 올해 전체로 보면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합의 결렬 이후 여덟번 째 발사다. 통천군 일대는 군사분계선(MDL)에서 북방으로 약 50여㎞ 가량 떨어진 곳으로, 북한이 이처럼 MDL에 근접해 단거리 미사일을 쏜 건 이례적이다. 통천군 일부는 북한이 지난 2011년 발표한 ‘금강산국제관광특구’에 포함돼 있다. 이번 단거리 발사체 역시 이른바 ‘신형무기 3종 세트’로 불리는 KN-23이나 ‘신형 대구경 조종방사포’, ‘새 무기’(신형 전술 지대지 미사일)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그 주기가 짧아지고 종류도 다양해졌다는 점에 위험성이 있다. 북한은 위험한 행동을 당장 그만둬야 한다.


미사일 발사도 발사지만 더욱 유감스러운 것은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미국과 통하고 한국을 막는다)식 행태의 노골화다.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은 대변인 담화에서 문 대통령이 그제 74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평화경제에 모든 걸 쏟아붓겠다”로 선언하자 이를 ‘망발’이라고 비난하며 “우리는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이상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특히 “남조선당국이 이번 합동군사연습이 끝난 다음 아무런 계산도 없이 계절이 바뀌듯 저절로 대화국면이 찾아오리라고 망상하면서 앞으로의 조미(북미)대화에서 어부지리를 얻어보려고 목을 빼 들고 기웃거리고 있지만 그런 부실한 미련은 미리 접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여기에다 문재인 대통령을 ‘남조선 당국자’로 지칭하며 막말을 퍼부었다.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노릇”, “아랫사람들이 써준 것을 졸졸 내리읽는 웃기는 사람”“정말 보기 드물게 뻔뻔한 사람”이라느니 차마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막말을 쏟아냈다. 문 대통령에 기대어 북미관계를 진전시키려던 기대가 하노이 회담 결렬로 물거품이 되면서 그 책임을 남측 당국에 돌리려 대놓고 조롱하는 ‘화풀이’를 이어가는 듯한 듯하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조평통 담화는 보다 성숙한 남북관계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불만이 있다면 대화의 장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논의할 일”이라고 밝혔다. 남측에 대한 불만이 아무리 크다 할지라도 북한의 막말 비난은 외교적 상식을 부정하는 것으로 오히려 장기적으로 남한 국민들의 반감으로 이어져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북한의 이런 막무가내식 남한 비판은 평화를 지지하는 여론에 힘입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 드라이브를 거는 문 대통령과 남한 당국의 입지를 좁힐 뿐이다. 국내 일각에서 전술핵 재배치나 핵무기 자체 개발 같은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는 마당에 북한이 현 정권을 비난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를 곰곰히 반문해야 한다. 북한은 남북 교류와 협력 분위기를 해치는 이런 망발을 자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