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 2020.01.04. 05:34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IOC)가 2020년 7월24일부터 8월9일까지 도쿄에서 열리는 ‘2020 하계 올림픽’에 욱일기 사용을 사실상 묵인했다. 개최국인 일본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반발이 거세다. 욱일기는 일본의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전범기다. 욱일기를 통해 군국주의 부활을 간전접으로 선포한 일본, 그 속내를 들여다 봤다.【편집자주】
‘욱일기는 일본문화의 일부’. 최근 일본이 외무성 홈페이지를 통해 배포한 홍보 문구로, 아베정권이 내세우고 있는 프레임이기도 하다. ‘인종학살’을 연상시키는 문양과 행위에 대해 광범위하게 규제하는 독일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일본인들에게 욱일기와 그 문양은 어떤 의미일까.
◆ ‘욱광 문양'이 日전통?… '사기' 프레임에 놀아나는 지구촌
한국에선 욱일기나 욱광문양 모두 ‘전범기’로 규정해왔다. 2013년 뉴욕 현대미술관(MOMA)은 작품 홍보배너와 뉴욕시 홍보포스터에 욱광문양을 넣어 한국인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2014년 2월에는 개그맨 정찬우가 방송에 입고 나온 옷이 욱일기를 연상시킨다는 지적과 함께 논란에 휩싸였다. 정찬우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사과하기도 했다.
반면 일본 내에서는 ‘욱일기가 욱광문양과 다르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욱일기는 현재 일본 자위대의 깃발로 사용되고 있지만 욱광문양 전부가 일본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욱광‘은 일본의 전통문양이 아니다. 대중에 익숙해진지도 오래되지 않았다. 한일관계전문가 호사카 유지 세종대학교 교수는 “(욱광문양이) 일본에서 일반적 문양이 된 것은 옛 일본육군이 햇살 무늬를 군기로 정식 채택한 1870년 이후”라며 “1889년에 옛 일본해군이 깃발의 태양 위치를 약간 이동시킨 욱일기를 군기로 채택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욱일기의 기원은 무사들이 군기로 사용했기 때문에 침략적 의미를 내포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측은 올림픽에서 욱일기 사용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거듭된 반발에도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공식 서한을 통해 “욱일기는 일본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막을 이유가 없다. 정치적 의미가 없어 금지 품목으로 간주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호사카 유지 교수는 “욱일기를 도쿄올림픽 경기장으로 반입하는 행위는 정치적이지 않다고 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역시 “(욱일기를) 예전부터 사용했더라도 태평양전쟁 당시 전범기로 활용한 것도 사실”이라며 “이 부분을 감추고 있는 건 잘못된 일이며 역사 왜곡”이라고 지적했다.
◆ "디자인적으로 우수?"… 욱광문양 어떻게 대항하나
일본정부는 ‘욱일기는 일본문화’라는 프레이밍을 통해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 유명 미국인 유튜버 올리버쌤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서양은 욱일기에 대해 우호적으로 생각한다. 특히 많은 미국인들이 욱광문양을 좋은 뜻이 담긴 일본의 전통문양으로 여긴다”며 “디자인적으로도 우수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과거 그리스 축구선수가 골 세레모니로 나치 거수경례를 해 세계적인 비난을 받고 대표팀 차출 영구 금지 등의 중징계를 받은 것과 대조적이다.
학계에선 욱광문양을 어디까지 일본제국주의 상징으로 보고 제재할지에 대한 합의와 교육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근 국내 온라인쇼핑몰 12곳에선 티셔츠와 스마트폰 케이스, 이어폰, 장난감과 배지 등 욱일문양을 활용한 상품들이 대거 적발됐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본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깃발이나 휘장, 관련 문양이 포함된 옷·물건 등을 국내에서 제작 또는 유통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대표로 발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해당 법안은 현재 표류 중이다.
강소현 기자 kang42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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