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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롭고 번영하던 유럽, 다시 분열의 길로

바람아님 2020. 1. 19. 09:47


(조선일보 2020.01.18 김태훈 기자)


'다가오는 유럽의 위기와 지정학'다가오는 유럽의 위기와 지정학

조지 프리드먼 지음|홍지수 옮김|김앤김북스|408쪽|1만6000원


마스트리흐트조약으로 하나의 유럽을 출범시킨 유럽인들은 스스로를

'나머지 세계가 풀지 못한 평화와 번영을 해결한 예외적 존재'로 인식한다.

그러나 현실에선 그 자부심을 부정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영국은 유럽연합 탈퇴를 선언했고, 잘사는 북유럽과 가난한 남유럽은 경제적 불평등을

해결하지 못해 반목한다.

유럽 외곽에선 터키가 쿠르드족과 교전을 치렀고, 과거 터키가 저지른 인종청소를

잊지 못하는 아르메니아는 복수의 칼을 갈고 있다.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지중해를 건너 쏟아져 들어오는 이민자는 유럽을 주기적으로

피바다로 만들었던 외국인 혐오 정서를 자극한다. 저명한 국제정치학자인 저자는

"이 모든 불안 요소가 유럽을 다시 쪼개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저자가 보기에 유럽이 누리는 지금의 평화는 지극히 예외적이고 일시적인 현상이다.

현실주의 정치학자인 그는 "전쟁은 바보 같은 행동일 뿐이며 점차 소멸하고 있다"는 평화주의자들의 말을 믿지 않는다.

그에게 현실은 1914년부터 1945년까지 불과 31년 사이에 무려 유럽인 1억명이 살해당했다는 엄연한 사실(史實)이다.

저자는 유럽에서 두 차례 세계대전 같은 거대한 비극이 반복되지는 않겠지만,

지정학적 한계로 유럽연합은 무너지고 있으며, 크고 작은 분쟁은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고 내다본다.

 

한국에도 조언을 보내왔다.

한국어판 특별서문에서 저자는 북한·중국·일본에 포위당한 지정학적 상황을 고려할 때,

한국의 선택지는 미국과의 동맹 강화뿐이라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