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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에 말없이 눈물만..봉쇄된 우한 병실, 그곳서 본 것은/[우한폐렴]"대창궐 직전 단계 돌입했다"-홍콩 전문가

바람아님 2020. 1. 28. 09:14

두려움에 말없이 눈물만..봉쇄된 우한 병실, 그곳서 본 것은

중앙일보 2020.01.28. 10:41


봉쇄 소식 듣고 우한으로 달려간 신화사 기자
"현장에 있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생각 들어
우한 핵심 격리지역의 중증 환자실 앵글에 담아
눈만 나오는 방호복 탓에 옷에 이름 써 상대 식별

지난 23일 오전 10시를 기해 우한(武漢)이 봉쇄됐다. 28일로 교통 폐쇄 엿새째를 맞는다. 외부와 차단된 우한에서 신종 폐렴과의 생사를 건 싸움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중국 관영 신화사(新華社) 사진기자 슝치(熊琦)의 육성과 앵글을 통해 그 현장을 들여다본다.

우한 의료진이 신종 폐렴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슝치]

26일 새벽 3시 꿈결에 친구의 전화를 받았다. “질병 상황이 심각하다. 우한을 곧 봉쇄한다고 한다.” 나는 매우 놀랐고 이후 한숨도 잘 수 없었다. 바로 어제 우한에서 고향 집으로 내려와 설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한데 곰곰 생각하니 인구가 1000만이 넘는 도시를 질병 상황 때문에 봉쇄를 한다니 기자로서 현장에 있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새벽 일찍 가족에게 몸조심하란 인사와 함께 작별을 고했다.

지난 23일 우한 봉쇄령이 내려지면서 우한고속도로가 텅 비어 있다. [중국 신화망, 슝치]

홀로 다시 우한으로 향하는 고속도로를 탔다. 낮 12시 정도에 우한고속도로 서쪽 톨게이트에 도착했다. 줄을 서 있는 운전기사는 마침 체온 측정을 하고 있었는데 봉쇄 명령이 효력을 발동하기 전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다급해 했다.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부터 한편으론 걸으며 한편으론 가장 힘든 시기에 처한 우한 거리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오후가 돼 우한의 집에 도착해 관련 보도를 찾아보니 의료진 모습을 담은 사진이 매우 적다는 걸 발견했다.

특히 핵심 격리지역의 사진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곧장 일주일 정도는 버틸 먹거리 등을 산 뒤 나 자신을 보호할 이런저런 보호 장비도 준비했다. 그리고 다음 날 핵심 격리지역 취재를 마음먹었다.

우한 중난의원 중증환자 격리병원실엔 환자 상태를 체크하는 모니터와 의료진의 낮은 목소리만 들린다. [중국 신화망, 슝치]

이튿날 점심 무렵 중난(中南)의원에 도착해 중증 격리병실 청결 구역에서 간호사의 도움을 받아 방호복을 입었다. 간호사가 떠난 뒤 나는 내 직업 생애 중 아마도 가장 아름답지 못할 장면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격리지역으로 향했다.

중증 격리병실 내 소리는 너무 작았다. 환자 상태를 체크하는 모니터 소리와 의료진의 간단한 한두 마디가 전부였다. 한 명의 의료인이 두 개의 병상을 맡아 분주하게 움직였다.

병상에 누워 두려움에 눈물을 흘리는 노인 환자를 간호사가 손을 잡아 위로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슝치]

한 노인이 병상에 누워 두려움에 그저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 수간호사 마징피에(馬晶瞥)가 이를 보고 다가와 노인의 손을 잡았다. “두려워 마세요. 곧 나을 거예요. 우리가 계속 곁에 있을 겁니다.”

두꺼운 방호복 탓에 의료진이 서로를 구별할 수 없게 되자 등에 이름을 적고 있다. [중국 신화망, 슝치]

두꺼운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은 눈만 내밀고 있어 서로 누군지 알아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격리구역에 들어가기 전 첫 번째로 하는 일이 서로의 방호벽에 서로의 이름이나 별명을 써주는 것이었다. 격리구역에서만 일어나는 ‘신비한 의식’에 해당했다.

두꺼운 방호복 등에 이름을 쓰고 사랑의 하트까지 그렸다. [중국 신화망, 슝치]

환자 황수리(黃淑麗)는 10여 일의 치료 끝에 열이 가셔 중증의학과 주임 펑즈융(彭志勇)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펑 주임이 설 인사를 하자 그는 두 손을 모아 답례 인사를 했다.

30분 뒤 그는 보통 격리병실로 이송됐다. 떠나기 전 의료진이 “다시는 오지 말라”고 농담을 던지자 그는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환자 황수리가 의료진과 손을 모아 새해 인사를 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슝치]

마스크를 쓴 탓에 안경에 김이 서리고 두꺼운 방호복으로 온몸이 젖었다. 그러나 사명감은 커졌다. 한 컷 또 한 컷을 위해 셔터를 계속 눌렀다. 일이 끝나 격리병실의 의자에 걸터앉게 됐을 때 몸은 지쳤지만, 오히려 마음은 평온해졌다.

중국 중난의원 중증 격리병실의 의료진이 환자를 체크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슝치]

나는 기자로서 그저 내가 있어야 할 곳에 있는 것뿐이지만 여기에 있는 수많은 의료진은 아픈 이가 간절히 바라는 생명의 희망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싸우고 있었다. 격리구역에서 나오니 마침 의료진의 야식 시간이었다.

중국 의료진이 춘절 전야인 섣달 그믐날밤 가족들이 둘러앉아 먹는 '녠예판' 대신 도시락과 요구르트를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슝치]

간단한 도시락과 요구르트가 보였다. 그들의 웃음소리에 나는 비로소 그들이 먹는 게 ‘녠예판(年夜飯, 섣달그믐날 저녁에 온 식구가 모여서 함께 먹는 음식)’이란 걸 깨달았다. 10분 뒤 이들은 다시 두꺼운 방호복으로 갈아입고 각자의 근무지로 향했다.

봉쇄령을 맞아 우한시 전체가 생기를 잃어가는 가운데 한 극장 외벽에 '우한 힘내란' 글자가 빛을 발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슝치]

귀갓길에 우한 한슈(漢秀)극장의 외벽에 빛나는 “우한 힘내라(武漢加油)”는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대부분 불이 꺼진 도시 풍광에서 유독 빛을 발하고 있었다. 쥐띠 해를 알리는 울리는 종소리를 들으며 나는 친구들에게 “모든 게 좋아질 것”이란 글을 띄웠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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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폐렴]"대창궐 직전 단계 돌입했다"-홍콩 전문가


뉴스1 2020.01.27. 11:48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중국 당국이 우한폐렴이 급속히 전염될 수 있다고 경고한데 이어 홍콩 최고의 전염병 전문가가 우한폐렴이 ‘대창궐(Pandemic)’ 직전 단계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홍콩 최고 전염병 전문가인 원콕윙 홍콩대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염이 '제3의 물결'에 진입했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그는 환자 대 환자 전염을 제1의 물결, 환자 대 의료진간 전염을 제2 물결, 지역사회에서 전염되는 것을 제3의 물결이라고 정의한 뒤 지역사회에서 전염이 시작된 것은 대창궐의 직전 단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원 교수는 "2002~2003년 발생해 전 세계 37개국에서 774명 사망자를 낸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도 ‘제3의 물결’이 일며 대창궐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 명의 환자로부터 수십 명이 감염되는 이른바 '슈퍼 전파'가 이미 일어났다는 설도 있다"며 "우한 폐렴이 대창궐 직전 단계에 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 교수뿐만 아니라 다른 전문가들도 우한 폐렴이 전중국으로 확산된 것은 물론 미국 등 전세계로 번지고 있는 것은 대창궐의 전조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 중 당국자 "급속히 확산될 수 있다" 경고 : 이런 가운데, 중국의 최고위 당국자가 "우한폐렴이 급속히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마샤오웨이 중국 국가보건위원회 주임은 26일 기자회견을 갖고 “바이러스의 전염력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마샤오웨이 주임 - © AFP=뉴스1

그는 특히 “잠복기에도 전염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잠복기는 1~14일 정도로, 이 시기에도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만 전염되는 사스와 다른 점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계속 진화하고 있고, 증상이 없기 때문에 환자들이 자신이 바이러스 보균자라는 사실을 모른 채 아무 제지 없이 돌아다니다 바이러스를 급격하게 퍼뜨릴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오랜 기간 고문이었던 윌리엄 샤프너 밴더빌트 대학병원 전염병전문 박사는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game changer)"며 "우리가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전염성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 미국서 확진환자 5명 발생, 전세계로 번져 : 우한 폐렴은 중국 전역을 감염시킨 뒤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로 퍼지고 있다.

27일 기준 중국 본토에서만 2300명 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 가운데 80명이 사망했다. 이뿐 아니라 태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를 넘어 미국, 호주, 프랑스, 캐나다까지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이로써 우한 폐렴은 아프리카를 제외하고 전세계로 확산됐다.

특히 미국에서 5번째 확진환자가 나와 아시아 이외 지역에서 가장 많은 감염자가 발생했다.

SCMP는 27일 현재 전세계적으로 모두 80명이 사망하고, 2510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했다고 집계했다.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sino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