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우물 안이 되었고, 교수는 개구리가 되었다
소설가 고광률이 대학 개혁을 외치면서 쓴 풍자소설이다. 장지연의 '시일야방성대곡'을 패러디한 제목엔 '사립대학 비리를 널리 알린다'는 작가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한 지방대학에서 32년째 교직원으로 재직 중인 작가는 "교수들 중 적지 않은 수가 대학을 틀어쥐고 앉아, 진리를 밝혀 아름답고 공의(公義)로운 세상을 도모하기보다는 공익을 가장한 사익 추구를 위해 지록위마하고 곡학아세하는 짓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작가는 여러 대학의 실제 사례를 모아서 이야기의 틀을 짠 뒤 가상의 '일광대학'을 무대로 삼아 신랄한 풍자의 언어를 쏟아냈다. 재단과 총장, 교수들로 구성된 '거짓투성이 성채(城砦)'에서 벌어지는 비리와 암투를 우스꽝스럽게 묘사했고, 교수 집단을 조롱했다. 이 소설은 인터넷을 통해 지식의 광장이 넓어진 뒤 '대학이 우물 안이 되었고, 교수는 개구리가 되었다'고 지적한다. '대학의 학문은 더욱더 자기 복제를 하거나 근친상간을 하며 초근목피로 연명해 나가는 실정이었다. 덧붙이자면, 새로운 원곡을 작곡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원곡을 놓고 거기서 여러 변주곡을 만들어내는 꼴이다.' 대학의 연구 평가와 관련해서는 이렇게 풍자한다. '평가를 동병상련에 처한 끼리끼리 했기 때문에 결과나 질 따위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더구나 근자에 융·복합을 부르짖는, 근본을 찾기 힘든 다양성을 장려하고 귀히 여기는 세상이 아닌가…. 그래서 교수들은 학문이 아닌 보직과 또는 정치와 융·복합하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 |
내가 왜 계속 살아야 합니까 미국 철학자이자 작가인 윌 듀런트(1885~1981)의 집에 한 남자가 찾아왔다. 1930년 어느 날이었다. 남자는 "자살할 생각"이라고 했다. 살아야 할 이유를 듣는다면 생각을 달리하겠다고 했다. 듀런트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얘기했지만 남자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살아야 하는가. 듀런트는 이 문제를 혼자 고민할 게 아니라 당대 지성인들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여겼다. 자신이 높이 평가하는 인물 100인에게 편지를 썼다. 버트런드 러셀, 조지 버나드 쇼, 마하트마 간디, 자와할랄 네루 등 당대 유명인들이 답장을 보내왔다. 간디는 "완전한 깨달음을 향한 노력이 나를 계속 살아가게 합니다. 나는 이러한 노력을 통해 영감과 활력을 얻습니다"라고 답했다. 버나드 쇼는 답했다. "젠장, 내가 어찌 알겠소? 그런 질문에 뭔 의미가 있단 말이오." 개성 넘치는 여러 답변 속에서 삶의 이유에 대한 통찰을 발견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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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번의 산책 '행복해지고 싶다'는 인류의 고민은 2000년 전과 지금이 다르지 않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이 측정 불가능하고 주관적이라고 말한 최초의 철학자다. 후대 사람들이 행복에 대해 발견한 거의 모든 것이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 예견됐지만, 그는 여전히 우리에게 멀다. 수십 년간 아리스토텔레스와 그리스 철학, 문화를 연구해온 영국 고전학자 에디스 홀이 아리스토텔레스가 제시하는 행복론을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보이지 않는 실체를 숭배해야 한다는 사상을 받아들일 수 없어 신앙을 잃었다는 저자는 아리스토텔레스를 손에 바로 잡힐 듯한 생생한 이야기로 풀어냈다. '의사결정' '사랑' '공동체' '여가' 등 속성을 고찰하면서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길을 안내한다. 현대인의 우울증과 같은 무겁고 진지한 주제부터, '입사지원서 쓰기' '유혹에 넘어가지 않기' '친구와 파트너 선택하기' '중요한 약속에 대한 준비' 등 다양한 부분들을 아우른다. 일상 언어로 해부된 고대의 지혜와 사상을 읽으며, 행복을 추구하는 쉽고 다양한 방법을 깨닫게 한다. 노동하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일면 위로가 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잠재력을 완전히 실현하기 위해 "여가가 일보다 더 중요하다"고 했다. 스파르타가 평화기에 반성하지 못한 것은 시민에게 전투만 훈련시키고 '게으름을 부리며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지 않아서라는 것. "여가가 인간의 이상적인 상태"라는 그는 어떤 철학자들보다도 오늘의 행복에 가까이 닿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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