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0.04.15 김정호 KA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나보다 더 나를 잘 아는 AI, 실시간 동영상 공유 유튜브의 합작
철저한 개인 맞춤형, 시공간 제약 없는 원격, 실험도 가상공간서
'원격 사회'에선 나 자신 지킬 정서적·기술적 훈련이 필요
김정호 KA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구글의 유튜브(YouTube)는 명실상부하게 완벽히 '개인화'된 비디오 플랫폼이다.
'YouTube'는 당신 개인을 의미하는 'You'와 텔레비전 브라운관을 의미하는 'Tube'가 결합된 단어다.
유튜브의 활용성은 무한 증식 중이다.
요즘엔 자료 검색뿐만 아니라 뉴스 전달, 스포츠 중계, 음악 감상, 초·중·고는 물론 대학의 강의
등에서도 유튜브를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전 세계 어느 나라 어느 인종을 막론하고
개인의 유튜브 사용 시간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개인 맞춤형 인공지능 추천 시스템
비밀은 바로 유튜브가 사용하고 있는 철저히 '개인화'된 '맞춤형 인공지능 추천 시스템'에 있다.
2016년 발표된 구글의 논문 'Deep Neural Networks for YouTube Recommendations'를 보면 이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 수 있다. 유튜브는 기계학습 딥러닝(Deep Learning)에 기초한 인공지능 추천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구글이 인공지능 학습에 사용하는 데이터는 현재의 유튜브 영상 목록은 물론, 개인이 과거에 방문한 사이트의 자료,
검색어 기록, 개인의 특징 등이 모두 사용된다. 온라인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개인의 모든 자료가 활용되는 것이다.
우리가 유튜브를 많이 사용하면 할수록, 또 온라인 등에 남은 개인의 흔적과 자료가 많을수록 나 자신을
철저히 닮은 유튜브 '인공지능망(Neural Network)'이 만들어지게 된다.
어쩌면 미래에는 나 자신인 '자연 인간(Natural Human)'보다 유튜브에 숨은 '인공 인간(Artificial Human)'이
모든 선택과 결정의 주도권을 쥘 수도 있다. 유튜브 속의 인공 인간은 나 자신보다 나를 더 잘 알지도 모른다.
철저히 개인화된 인공지능과 대량으로 집적된 콘텐츠는 강력한 지배력을 갖는다.
여기에 유튜브가 세계 최고 수준의 강의 콘텐츠를 함께 보유하게 된다면, 마침내 '인공지능 유튜브 대학'이
탄생할지도 모른다. 그리 먼 미래는 아닐 것이다.
철저히 개인에게 특화된 원격 인공지능 교육 시스템은 현재의 대학 교육보다 훨씬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지금의 대학 모습이 영원할 수는 없다.
가상공간에서 실험도 하고, 연주 지도까지
지금의 학교 교육 시스템은 2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량생산 체계에 딱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것이다.
학생들을 교실 칠판 앞에 일렬로 줄 맞춰 앉혀 놓고 하는 교육은 일방적이고 집단적이며, 주입 위주 방식이다.
학교 운동장과 학교 건물의 배치도는 군대 연병장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이런 교육 시스템에서 교육받은 인력은 지식의 양과 정확성, 속도에서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컴퓨터와 경쟁할 수 없다.
패배자를 양산하는 교육인 셈이다.
그렇다면 10년 이상 걸리는 대학 입학 준비 기간과 비용, 비싼 대학 등록금은 이제 그 가치가 의문의 대상이 된다.
또 대학을 나와도 인공지능을 넘어서는 창의력과 소프트웨어 활용 능력을 배양하지 못한다면,
졸업 후 일자리를 얻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지금 대학의 모습과 기능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하는 시점이 되었다.
사회적 거리 유지가 생존 조건이 되어버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시대가 되면서, 인공지능 기술을 장착하고,
철저히 개인에게 특화되어 있으면서, 값싸고, 서로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는 '원격 대학'이 미래의 방향으로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 바이러스는 전기 통신선이나 무선 전자파로 퍼지지 않는다.
유튜브의 편리한 접속성, 전 세계에 뿌려진 인프라, 세계 최고의 경쟁력 있는 강의 콘텐츠에 '줌(Zoom)'과 같은
원격 강의 플랫폼이 결합되면 '인공지능 유튜브 대학'은 충분히 가능하다.
이런 대학의 경쟁력과 가능성은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
인공지능을 기초로 개인의 교육 목표, 수준, 성격, 취향과 관심에 맞게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
유학을 가지 않고도 세계 최고 강의를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다.
대학 실험 실습실 모습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다.
실험실 장치를 원격으로 제어·관측하거나 아예 컴퓨터 가상공간에서도 실험이 가능하다.
각종 악기 지도, 공연 지도, 실기 지도도 컴퓨터 가상공간에서 가능하다.
교수 평가, 강의 평가도 인공지능이 한다.
강의, 토론, 실습과 지도는 인공지능 컴퓨터에서 만들어져 광통신과 5G 네트워크를 타고 빛의 속도로 전달된다.
달나라까지도 전달된다.
'인공지능 원격 교육' 창조적 준비 해야
칠판과 분필, 그리고 줄 맞춰 배열된 책상과 의자로 상징되는 지금의 학교 교실의 집단 교육 모습도 이제 변할 때가
되었다. 우리의 의지보다 뜻하지 않게 코로나 바이러스가 교육, 문화, 주거, 경제와 산업 시스템 변화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다만 이렇게 될 때 우리는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는 원격 사회에서도 자신을 지켜낼
감정적, 정서적, 기술적 훈련이 필요하다.
그동안 집단적 효율성이 강조된 '교실 공유 교육'은 가고,
개인의 개성과 요구가 특화된 '인공지능 원격 교육' 시대가 온다.
개인도, 학교도, 기업도, 국가도 창조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4/14/202004140359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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