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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경] 자택격리령 내려놓고 몰래 여행… 지도자들의 '내로남불 심리학'

바람아님 2020. 4. 24. 11:11

(조선일보 2020.04.24 정시행 기자)


공개적으로 도덕적 발언한 후엔 스스로 '도덕 면허' 얻었다 판단
일탈·거짓말 합리화하기 쉬워


최근 스코틀랜드 정부 의료 책임자가 국민에겐 코로나 방역을 위한 자택 격리령을 내려놓고,

정작 자신은 가족과 별장 휴양을 다녀온 사실이 드러나 사퇴했다.

뉴질랜드와 남아공 보건장관도 주민 격리령을 내린 상태에서 각각 가족·친구와 몰래 놀러갔다가 결국 낙마했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 언행일치가 안 되는 '내로남불' 지도자가 속출한 것이다.


BBC는 22일(현지 시각) 왜 고위직 인사들이 이렇게 모순된 행태를 보이는지를 분석한 여러 사회심리학 연구를 소개했다.

'위선(僞善) 심리학'의 대가인 런던비즈니스스쿨의 대니얼 에프론 교수는

"정치인은 동시에 여러 지역구를, 기업 경영인은 다양한 주주를 만족시켜야 하는 직업"이라며

고위직 인사들이 청중에 따라 언행을 달리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어느 정도는 있다고 봤다.

그렇다 보니 이들이 가족, 또는 자기 자신에 대해 '원칙의 예외'를 요구하는 상황이 될 경우

'난 원래 모순된 여러 요구를 들어줘야 하는 입장'이라고 생각해 스스로 일탈을 합리화하기 쉽다는 것이다.


BBC는 최근 심리학계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는 '도덕 면허(moral licensing)' 이론도 소개했다.

공개적으로 이타적·윤리적 언행을 과시하고 나면 사생활에서 이를 잘 지키기보다는 이익의 손실을 보상하려는

욕구가 커진다는 이론이다. 조금 좋은 일을 하고 나면 과거 그 일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기부나 헌혈, 봉사를

할 필요를 덜 느낀다고 한다. 소위 '도덕 통장'에 돈이 많이 쌓이면 빼서 쓰고 싶어진다는 것이다.


보스턴대·토론토대 연구팀은 가격이 비싸더라도 친환경 제품을 구입한 이들의 경우 '옳은 일을 했다'고 느끼지만,

그 이후엔 오히려 거짓말을 하고 물건을 훔치려는 욕구가 더 커진다고 밝혔다.


스탠퍼드대 연구에선 흑인인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힌 이들일수록 '난 인종주의자가 아니다'란

자부심을 느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이 "전문직엔 백인이 적합하다"고 하거나 백인 단체를 후원할 비율이

오바마 지지를 밝히지 않은 이들보다 더 높았다.

공정과 정의를 대놓고 외치는 이들이 오히려 내로남불 행태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연구 결과들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4/24/2020042400123.html




불로그내 같이 읽을 거리 :


[곽금주의심리카페] '내로남불'하는 심리 (세계일보 2017.06.06)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나에겐 아름다운 잊지 못할 순수하고 지고한 사랑이건만 남이 하면

어리석고 심지어 추하게까지 보인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내로남불’을 입에 올리는 사람이 많아졌다. 내가 하는 것, 내 편이 하는 것은 옳은 거고,

그럴 수밖에 없었던 정당한 이유가 있다. 그러나 똑같은 행위를 남이 할 때는 결코 같은 잣대가 적용되지 않는다.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비도덕적이고, 옳지 않은 행동이다. 절대 허용할 수가 없다.

인간은 지나치게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이다.

본인이 그렇다는 것도 인정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이기적이다.


http://blog.daum.net/jeongsimkim/26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