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20.05.21 04:30
[진중권 트루스오디세이] 운동을 위해 할머니들이 존재하는 게 아니다
<19>기억을 지워버린 기억의 연대
※시대의 독설가, 피아 구분 없는 저격수를 자처하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포스트 트루스’ 시대의 여러 현상들을 미디어 이론을 통해 조명해보는 글을 씁니다. 매주 목요일 ‘한국일보’에 연재합니다
※시대의 독설가, 피아 구분 없는 저격수를 자처하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포스트 트루스’ 시대의 여러 현상들을 미디어 이론을 통해 조명해보는 글을 씁니다. 매주 목요일 ‘한국일보’에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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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연을 공격하는 자가 토착왜구다.” 저 포스터는 이 운동권 서사에 지배당한 대중의 의식을 정직하게 보여준다. 그 안에서 윤미향들은 할머니의 치마저고리를 빼앗아 입고는 “No 아베”를 외친다. ‘기억을 위한 연대’에서 할머니의 기억을 지워버렸다. 치부를 드러내어 치료하는 대신에 덮어 버리기에 급급하다. 아베가 하는 짓과 대체 뭐가 다른가. 그 운동의 끝에서 이 땅의 윤미향들은 ‘No 아베’를 외치는 이상한 아베가 되었다. “나는 자비를 원하고 제사를 원치 아니하노라 하신 뜻을 너희가 알았더라면 무죄한 자를 죄로 정치 아니하였으리라.”(마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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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미학자, 전 동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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