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3. 4. 12. 03:03
내일, 또 내일 그리고 또 내일이 기록된 역사의 마지막 글자에 다다를 때까지 죽음은 이렇게 살금살금 걸어서 날마다 조금씩 다가오고 있지. 그리고 우리의 과거는 모두 바보들이 죽음으로 가는 길을 비춰 주었을 뿐. 꺼져 간다, 꺼져 간다, 짧은 촛불이여! 인생은 단지 걸어 다니는 그림자. 무대 위에 나와서 뽐내며 걷고 안달하며 시간을 보내다 사라지는 서툰 배우: 인생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소음과 분노로 가득 찬 백치의 이야기. - 윌리엄 셰익스피어 ‘맥베스’ 중에서 |
틀니를 맞춰야 하는 어머니를 모시고 일주일에 한 번 치과에 간다. 치료가 끝나길 기다리는 동안 대기실 소파에 앉아 있으려면 정면에 걸려 있는 TV에 저절로 눈이 간다.
한번은 늦은 밤, 어머니를 모시고 응급실에 간 적 있다. 혹시 무슨 일이 있을까, 걱정이 한가득이어서 대기실에 크게 틀어놓은 텔레비전 소리를 견디기 힘들었다. 언제 호출이 올지 모르니 밖에 나갈 수도, 이어폰을 꽂고 다른 걸 들을 수도 없었다. 다른 보호자라고 달랐을까. 담당자에게 소리를 줄여 달라 부탁했는데 별 이상한 요구를 한다는 듯, 안 된다고 했다.
조용한 음악과 달리 공간 소유주의 결정으로 틀어놓은 TV는 폭력에 가깝다. 아무도 안 본다면 전력 낭비다.
공공장소에서 리모컨을 쥔 사람은 무엇을 보거나 보지 않을 자유, 무엇을 듣거나 듣지 않을 자유를 빼앗는다.
https://v.daum.net/v/20230412030313341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209] 공공장소 TV, 서비스일까?
요약 영국 | 2018.10.03 개봉 | 12세이상 관람가 | 181분
감독 필리다 로이드
출연 젤리코 루치치, 안나 네트렙코, 일데브란도 다르칸젤로,
유시프 에이바조프 더보기
줄거리 스코틀랜드의 장군 맥베스와 뱅쿠오는 전쟁에서 승리한 후
돌아오는 길에 만..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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