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2023. 4. 18. 05:05 수정 2023. 4. 18. 08:25
신냉전의 최전선, 대만을 가다 (상)
[인터뷰] 대만 경제안보 전문가 장훙웬 즈리과기대 교수
“2021년부터 티에스엠시(TSMC)는 ‘집중’에서 ‘분산’으로 전략을 바꿨다. 삼성전자는 20년 동안 한국에 300조원을 투자한다고 하는데 이는 큰 실수가 될 수 있다. 앞으로 삼성이 외국에 시스템 반도체를 팔려고 하면 티에스엠시가 이미 그 나라에 세운 공장을 볼 것이다.”
장훙웬(張弘遠) 대만 타이베이 즈리(致理)과기대학 교수(국제무역과)의 연구 분야는 대만의 ‘경제 안보’이다. <한겨레>는 지난달 28일 세계 최고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티에스엠시와 그 경쟁사인 삼성에 대해 오래 연구해 온 장 교수를 타이베이에서 만나 티에스엠시의 성공 비결과 향후 전략에 대해 물었다.
-삼성을 오래 연구했는데, 최근에 주목한 게 있나?
“삼성은 훌륭한 회사이고, 지금도 대만은 삼성을 열심히 배우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삼성 공장에서 일어난 일은 대만 반도체 업계에 충격을 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해서 윤석열 대통령과 삼성 반도체 공장을 견학했는데, 둘 다 양복을 입고 구두를 신은 채 공장에 들어갔다. 옆에 있는 삼성 사람들은 먼지 등을 막는 보호복을 입었다. 대만 엔지니어들은 이를 보고 ‘삼성이 망했다’고 했다.
-티에스엠시는 2020년부터 미국과 일본, 독일에 공장을 짓기로 했다. 왜 해외로 나가나?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중국과 대만의 지정학적 특성 때문에 공급망을 분산시키는 차원이다. 쉽게 말해 안전을 위해서다. 또 다른 이유가 있다. 티에스엠시가 왜 일본에 갔을까? 일본은 지금 반도체를 거의 생산하지 않지만, 반도체 소재 분야는 매우 강하다. 2019년 한·일 무역분쟁 때도 일본은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화학 원료를 규제 대상으로 삼았다. 사실 이 부분이 티에스엠시가 가장 약하다. 결국 일본에 투자하는 것은 대만과 일본이 기술을 교환하는 것이다. 대만은 일본과 긴밀히 협력해, 삼성이 세계를 독주하는 것을 막을 것이다.”
-미·중 기술냉전이 심각하다. 앞으로 세계 경제는 어떻게 갈까?
“나는 티에스엠시를 끝으로 사실상 고급기술 교류의 시대가 막을 내렸다고 생각한다....방어적이거나 자주적, 혹은 독립적인 경제 모델이 출현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미국의 민주 기술 동맹과 중국·러시아의 적색 기술 동맹이 충돌할 것이다.”
https://v.daum.net/v/20230418050505551
“삼성, 반도체 팔러 외국 가면 TSMC 공장 이미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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