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2023. 7. 28. 14:00
6·25전쟁 영웅 고(故) 백선엽 장군의 국립현충원 안장 기록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친일파)’라는 문구가 삭제됐다. 정전협정 70주년을 앞두고 이뤄진, 늦었지만 당연한, 기구한 역사가 불러온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보통사람에게 협상이라 함은, 서로 소통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윈-윈 게임이다. 공산당은 다르다. 총성 없는 전쟁일 뿐이다. 오죽 애간장이 탔으면 유엔대표단 협상 단장 터너 조이 제독(1895~1956)이 유언 같은 저서 ‘공산주의자는 어떻게 협상하는가?’를 내놓고 1년 만에 세상을 떠났겠나.
백선엽도 회고록 ‘조국이 없으면 나도 없다’(2010년)에서 그때의 경험을 언급했다..... 백선엽은 착잡했다. 우리는 휴전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휴전하는 건 국토를 분단하는 일이니 나는 절대 반대야. 우리 목표는 통일이야!” 이승만 대통령은 인사차 부산 경무대로 찾아간 그에게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었다.
공산당과의 협상에서는 ‘힘’만이 모든 것을 해결한다”고 백선엽이 비망록에 썼을 정도다.
‘공산주의자는 어떻게 협상하는가?’에서 조이 제독이 가장 강조한 것이 ‘무대 설정’이다.....이 책을 봤는지 안 봤는지…. 진보를 자처했던 좌파 정권의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은 재임 시절 굳이 평양까지 쫓아가 남북정상회담을 했다.
1955년 뉴욕타임스는 이 책의 서평에서 이렇게 썼다. “모든 문제를 대화로 풀 수 있고, 조용한 외교로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조이 제독의 조언은 현실적이지만 위안을 주지 못한다”고. 심지어 후임으로 회담에 참여했던 윌리엄 해리슨 미 육군 중장은 공산주의자들과 어떻게 협상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딱 한 마디로 답했다. “하지 마시오!(Don’t!).
이런 자들과 협상하는 법을 꼭 써야 한다면, 해리슨 중장의 조언을 꼽고 싶다(“하지 마시오!”). 그게 안 된다면, 평판, 계급, 직책보다는 제발 지적 능력이 뛰어난 협상단이 나서길 바란다. 한미동맹 같은 강력한 힘의 뒷받침이 있어야 하는 건 물론이다.
https://v.daum.net/v/20230728140008927
[김순덕의 도발] 정전 70주년에 돌아본 좌파와의 협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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