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23. 10. 20. 00:29
요즘 팔레스타인 사태에 대한 일본의 대응을 유심히 보고 있다. 미국이 깃발을 올리면 질세라 보조를 맞추던 우크라이나 전쟁 때와는 사뭇 달라서다. 지난 8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자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X(트위터)에 민간인을 희생시킨 하마스의 공격을 “강하게 비난한다”고 썼다. 하지만 뒤에 이런 말을 덧붙였다. “모든 당사자에게 최대한의 자제를 요구한다.” 주요 7개국(G7) 의장국을 맡고 있는 일본이지만 미국·영국 등이 9일 발표한 이스라엘 지지 공동성명에도 이름을 올리지 않는 선택을 했다.
중동 지역에 일본 정부 특사를 파견하고, 미국보다 앞서 가자 지구에 1000만 달러(약 135억원)의 긴급 인도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쌍방과의 관계를 강화해 사태의 빠른 수습에 힘쓴다”는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스스로 부여해 분주히 움직이는 모양새다.
일본 언론이 ‘밸런스(균형) 외교’라고 표현한 이런 태도의 뒤에는 국익이 있다.....중동 문제는 독자적인 색깔을 낼 수밖에 없는(니혼게이자이신문) 상황이다. 이를 위해 일본은 오랜 기간 중동 각국과 관계를 촘촘히 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중국의 존재감이 커지는 중동에서 일본의 이런 중재 노력이 얼마나 힘을 발휘할 수 있겠냐는 비관론도 나온다. 하지만 격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국익을 중심에 두고, 주요 액터로서 역할을 찾아가는 모습에서 일본 외교의 노련함을 발견한다. 사태 초반 “하마스의 공격은 국제인도법을 명확히 위반한 강력한 테러 행위”라는 입장을 낸 후 입을 닫고 있는 한국과 비교되는 지점이다. 한 외교전문가는 “한국이 G8에 이름을 올리기에 아직 부족한 이유”라고 했다. 허투루 넘기기 힘든 지적이다.
https://v.daum.net/v/20231020002932928
[글로벌 아이] 팔레스타인 사태와 일본의 ‘균형외교’
[글로벌 아이] 팔레스타인 사태와 일본의 ‘균형외교’
요즘 팔레스타인 사태에 대한 일본의 대응을 유심히 보고 있다. 미국이 깃발을 올리면 질세라 보조를 맞추던 우크라이나 전쟁 때와는 사뭇 달라서다. 지난 8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자
v.daum.net
'時事論壇 > 日本消息'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문기자 칼럼] 한국이라는 ‘험지’를 선택한 日 바둑 천재 소녀 (3) | 2023.11.04 |
---|---|
일본의 '실리 외교' [오늘, 세계] (2) | 2023.10.31 |
거기선 차가 하늘 난다…제2 도약 시동 건 오사카 '18조원 꿈' [이영희의 나우 인 재팬] (1) | 2023.10.16 |
약탈해간 고려불화가 식민 잔재 ‘반도 미술’이라고? (2) | 2023.10.09 |
日 "도대체 왜 한국에 지나"…'관광 한일전' 역전시킨 한 수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2) | 2023.1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