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2023. 10. 21. 09:40수정 2023. 10. 21. 11:26
몽마르뜨의 '작은 거장'
앙리 드 툴루즈로트레크
"인간은 추하다
그 추함 속에 매혹이 있다
그래서 삶은 아름답다"
“실례합니다. 당신 뒷자리에 잠깐만 앉게 해 주세요.”
1894년 프랑스 파리 최고의 ‘핫플’(핫 플레이스)이었던 클럽 물랭루주. 테이블에 앉아있는 아름다운 여성의 귓가에 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조금 쉰 듯했지만 깊은 울림을 가진 독특한 음성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부탁이니 잠깐만 고개를 돌리지 말고, 내가 하는 이야기만 들어봐 주세요.” 그렇게 시작된 남자의 말에는 유머와 위트가 있었고, 말투는 다정하면서도 사려 깊었습니다. 목소리의 주인공을 알고 싶어진 여성은 자신도 모르게 남자 쪽으로 고개를 휙 돌렸습니다.
여성은 얼어붙었습니다. 남자의 외모가 상상과 달랐거든요. 당시 사람들은 그 남자를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커다란 검붉은 얼굴, 보통 사람 얼굴만한 코와 턱, 두껍고 축축한 데다 이따금씩 침을 흘리는 입술. 수염으로 미처 다 가리지 못한 두껍고 축축한 입술.” “큰 머리와 손을 가진 일종의 괴물.” “머리와 몸통만이 정상적으로 성장했으며, 머리는 처진 어깨에 쑤셔 박힌 것처럼 보였다. 팔과 다리는 여섯 살 어린아이의 것.” 기겁한 여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도망쳐 버렸습니다.
“역시 이렇게 되는군. 술이나 한잔 더 하자고.” 씁쓸하게 웃으며 친구들에게 말하는 이 남자의 이름은 앙리 드 툴루즈-로트레크(Henri de Toulouse-Lautrec·1864∼1901). 로트레크는 당대 파리 사교계와 미술계의 ‘스타’였지만 유전병 탓에 특이한 외모를 지니고 있었고, 여성들은 언제나 그를 외면했습니다.
https://v.daum.net/v/20231021094002356
키 152cm 금수저, '클럽 죽돌이'로 살았던 이유가 [성수영의 그때 그 사람들]
'文學,藝術 > 아트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술로 보는 세상] 비 내리는 일상, 나를 찾는 시간 (3) | 2023.10.29 |
---|---|
신념과 믿음[이은화의 미술시간]〈290〉 (1) | 2023.10.26 |
전쟁의 비극[이은화의 미술시간]〈289〉 (2) | 2023.10.19 |
“그남자 목을 주세요” 춤추는 요부의 섬뜩한 유혹…왕은 공포에 떨었다[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귀스타브 모로 편] (4) | 2023.10.14 |
18세기 소녀의 책 읽는 올바른 자세 [으른들의 미술사] (3) | 2023.1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