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2023. 10. 14. 00:21
<동행하는 작품>
유령(환영) 등 ‘살로메’ 연작
편집자주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된 작품, 그래서 가장 혁신적인 작품, 결국에는 가장 유명해진 작품들을 함께 살펴봅니다. 기사는 역사적 사실 기반에 일부 상상력을 더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쓰였습니다. |
살로메에게 빠진 예술가는 과거에도 많았다. 15세기 이탈리아 화가 베노조 고졸리(Benozzo Gozzoli·1421~1497)도 살로메를 주연으로 삼아 그림 '살로메의 춤'을 그렸다. 금발의 살로메가 헤롯 앞에서 춤을 추는 순간, 요한이 처형되는 모습, 살로메가 그의 머리를 헤로디아에게 전하는 장면을 한 화폭에 담았다. 17세기 이탈리아 화가 카를로 돌치(Carlo Dolci·1616~1686)는 우아한 자태의 살로메가 요한 목이 담긴 은쟁반을 든 모습을 표현했다. 시선 둘 곳을 잃은 살로메의 눈은 불안해보인다. 어서 헤로디아에게 안겨준 후 자리를 뜨고 싶어하는 듯도 하다.
모로는 그런 살로메를 상징주의자의 시선에서 재해석했다.......모로의 그림 '헤롯 앞에서 춤추는 살로메' 속 살로메는 작정하고 가장 좋은 옷과 장신구로 치장한 듯보인다.....살로메는 핑그르르 돌면서 한겹씩 옷을 벗기 시작한다. 그렇게 은밀한 속살을 조금씩 내보인다. '문신을 한 살로메'에서 그려진 살로메의 알몸에는 퇴폐미가 느껴지는 문신이 가득하다. 헤롯의 혼을 쏙 빼게 할 비장의 무기였을 터였다.
모로는 살로메 말고도 여러 여성을 요부로 표현했다. 살로메에 대한 영감을 준 두꺼운 성서는 물론 고대 로마제국의 긴 역사, 그리스 로마 신화 등 복잡하고 장황한 옛이야기까지 섭렵해 아이디어의 원천으로 삼았다.
https://v.daum.net/v/20231014002139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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