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4. 8. 16. 00:49 수정 2024.08.16. 10:53
일부 공공기관 기관장·감사들 후임 안 정해져
월급 받아가며 ‘반사적 혜택’
“시스템 인사로 제때 교체해야”
한국동서발전 김영문 사장은 문재인 정부 임기 후반인 2021년 4월 임명돼, 지난 4월 3년 임기가 끝났는데도 5개월째 사장으로 재임 중이다. 후임 사장 인선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검사 출신인 김 사장은 문 전 대통령의 경남고 12년 후배로 대표적인 문 정부 ‘알박기 인사’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노무현 정부 시절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 밑에서 행정관으로 일했고, 문 정부 초대 관세청장도 맡았다.
김 사장이 임기 만료 이후에도 사장으로 재직하는 것이 법이나 규정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28조 5항은 “임기가 만료된 임원은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직무를 수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022년 3월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당선됐는데도 문재인 정부의 알박기 인사가 이어지자 김기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임기 마지막까지 내 사람 챙기기 하는 건 대통령직의 사적 사용”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알박기 인사의 법정 임기가 끝났는데도 후임 인선 지연으로 교체가 늦어지면서, 이런 비판이 궁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의 뜻’이 공공기관 인사를 좌지우지하는 관행이 ‘인사 지연’을 부른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전직 공공기관 임원추천위원회 위원은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과 주무 장관의 제청 등 기관장 인선을 위한 제도가 대통령실의 인선을 사후적으로 정당화하는 요식 행위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나서지 않아도, 공공기관 인사가 ‘시스템’에 의해 정상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박상병 인하대 교수는 “인사권을 쥔 대통령실이 여권 인사들의 충성 경쟁을 유도하려 여러 인물을 저울질하는 것도 인사 지연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했다.
https://v.daum.net/v/20240816004948468
‘文정부 알박기’ 인사들, 임기 끝났는데도 그 자리에
美, 새 대통령과 함께 하는 공직 목록 ‘플럼북’에 못박아
조선일보 2024. 8. 16. 00:50
바이든 땐 9000여 직책 수록
미국에서는 공공기관장에 대한 대통령의 인사권을 보장하기 위해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해에 맞춰 4년마다 한 번씩 ‘플럼북(Plum Book)’을 발간하고 있다. 플럼북은 새 대통령과 함께 자동적으로 새 임기를 시작하는 주요 직위 목록을 정리한 책자로, 미 의회가 여야 합의로 작성한다. 한국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임기가 남은 공공기관장 등에 대해 ‘알박기 인사’ 같은 정치적 시비가 불거지지만, 미국은 플럼북이 논란의 여지를 차단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플럼북에는 새 대통령과 함께 자동적으로 임기를 시작하는 백악관 직위를 비롯해 연방정부의 장관, 선임·특별보좌관, 각종 위원회 보직, 각국 대사 등 주요 직위들이 담긴다. 정식 명칭은 ‘미국 정부 정책 및 지원 직책(The United States Government Policy and Supporting Positions)’인데, 이 책자의 표지가 자두색이어서 플럼북이라는 별칭이 생겼다.
가장 최근 발간된 플럼북은 지난 2020년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 직후에 발간된 것인데, 총 분량은 221페이지로 정리된 직책 수만 9000개가 넘는다.
특히 대통령의 지명만 있으면 되는 자리, 미 상원의 인준을 거쳐 임명하는 자리, 공개 경쟁을 통해 선발하는 자리 등을 엄격하게 분류해 놓았다. 새 대통령이 모든 인사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닌 셈이다. 다만 한국처럼 전 정부 인사가 새 정부에서 수년째 자리를 유지하는 경우는 없다. 또 전 정부 인사 탓에 새 정부의 국정과제 추진 동력이 떨어질 우려도 없다....한국에서도 21대 국회 때 ‘한국판 플럼북’ 도입을 골자로 한 법안을 여야 모두 발의했지만, 결국 국회를 통과하진 못했다.
https://v.daum.net/v/20240816005010472
美, 새 대통령과 함께 하는 공직 목록 ‘플럼북’에 못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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