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4. 11. 15. 00:00
20년 만에 부활하는 교외선의 小史
벌써 4반세기도 더 지난 옛 일입니다. 언론사 입사 시험을 준비하며 여러 신문사에 응시하던 중, 한 경제신문의 논술 시험에 이런 문제가 나왔습니다. ‘교외선 기차를 타고 가던 중 옆자리에 한 젊은 여성(또는 남성)이 앉았다. 그에게 말을 걸고 대화를 이어나가는 줄거리로 글을 쓰라.’ 저는 말을 걸어 봤더니 그녀가 젊은 이혼녀였고 최근 자살을 기도한 적이 있었다는 것으로 시작해 당시 사회적 이슈도 집어넣어 가며 작문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왜 하필 교외선이었을까?
교외선은 사실 일제 말 태평양전쟁의 총력전과 관련이 있는 철도입니다. 일제 입장에서 기존의 경부선은 서해안에 가까워 미군의 함포 사격에 피해를 입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함포 사격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 내륙에 ‘제2경부선’이라 할 경경선(京慶線·서울~경주)을 건설해 1942년 완공했습니다. 이 철도가 지금의 중앙선이죠. 올해 말 안동~의성 구간의 전철화가 완공되면, 빠르면 내년부터는 중앙선을 통한 서울 청량리역과 부산 부전역 사이에 KTX가 다닐 전망이니 명실상부한 ‘제2경부선’이 되는 셈입니다.
그런데 북서쪽 경의선에서 오는 화물을 경경선 쪽으로 우회시켜야 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만들기 시작한 철도가 경의선에서 경원선 사이의 철도, 바로 지금의 교외선이었습니다. 고양 쪽에서 방향을 틀어 의정부로 간 뒤 경원선 철도를 통해 남하하다가 경경선으로 빠지는 방식이었죠. 이것이 바로 지금의 교외선이었습니다.
그 교외선이 20년 만에 재개통을 앞두고 있습니다. 선로와 역사 개량 공사를 거쳐 다음달부터 대곡~의정부 구간이 다시 운행을 개시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정차역은 대곡, 원릉, 일영, 장흥, 송추, 의정부입니다. 옛 교외선 정차역 중 능곡, 온릉, 대정, 삼릉, 벽제역에는 정차하지 않습니다.
https://v.daum.net/v/20241115000024794
[유석재의 돌발史전] 내달 재개통하는 교외선, 일제의 美 함포사격 방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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