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24. 11. 24. 05:01
거침없이 진격하고 있었던 K방산이 요즘 호흡을 골라야만 하는 상황이다. 최근 최대 10조원 사업으로 평가받던 호주 호위함 사업에서 떨어지면서다. 노르웨이 호위함 사업에선 검토 대상에도 오르지 못했다.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호주의 공영방송인 ABC에 따르면 호주의 Sea 3000 사업 1차 후보 4개국 가운데 한국과 스페인이 빠지고, 일본과 독일이 2차 후보국 2개국으로 추려졌다. 호주 정부는 지난 2월 한국 등 4개국 5개 모델을 1차 후보로 선정하고, 올해 안에 2개국의 2차 후보를 가린 뒤 내년 최종 후보 1개국을 확정할 방침이었다.
한국에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각각 충남급 호위함과 대구급 호위함으로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5개 모델 가운데 2개가 '메이드 인 코리아'였고, 우수한 성능·철저한 납기 준수·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한국의 수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정부도 심승섭 전 해군참모총장을 호주 대사로 보내 지원사격했다. 그래서 탈락의 충격이 컸다.
노르웨이는 현행 프리드요프 난센급 호위함을 대체할 신형 호위함 사업에 착수했는데, 20일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을 1차 후보로 초청했다. 한국은 아예 고려 대상도 아니었다고 한다. K군함이 믿을 만 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1차 후보 국가들의 호위함 중 일부는 아직 한 척도 진수하지 못한 것들도 있다.
한국은 내심 Sea 3000 사업에 자신이 있었다. 한국 호위함이 독일·스페인·일본에 비해 값이 싸면서도 성능이 더 우수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호주가 같은 아시아·태평양 국가인 한국과 안보 협력을 강화하려고 해 한국이 이래저래 유리한 입장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오산이었다.
중앙일보 취재 결과 대구급과 충남급은 호주 해군이 요구하는 '사양'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호주 해군은 미국의 인도·태평양의 전략에 부응해 중국을 태평양에서 견제하려고 한다. 그래서 오래 초계할 수 있는 호위함이 필요했다.....일본 모가미급의 항속 거리는 8000해리(약 1만 4800㎞)이며, 독일의 메코 A-200은 7200해리(약 1만 3300㎞)다. 충남·대구급은 4500해리(약 8300㎞)다.....호주 해군의 주문 사항을 방사청이나 업체가 제대로 파악한 뒤 잘 대응했는지 의문이다.
https://v.daum.net/v/20241124050108068
'10조' 호위함 사업 탈락 충격…K방산, 日처럼 실패서 배워라 [이철재의 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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