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時流談論

[강천석 칼럼] 솔로몬王의 탄핵 심판

바람아님 2025. 3. 15. 01:13

조선일보  2025. 3. 15. 00:15

전국이 ‘탄핵 찬성 나라’와 ‘탄핵 반대 나라’가 충돌하는 전쟁터 된 한국
국민, 윤 대통령·이 대표 중 먼저 ‘承服’ 선언하는 쪽 眞心을 믿을 것

비상계엄 선포와 대통령 탄핵 소추 이후 서울에서 하루 평균 10만명 이상이 거리 시위를 벌였다고 한다. 탄핵 반대와 찬성 집회는 한 나라 안에서 빚어진 두 가지 이견(異見)의 대립이라는 선을 이미 넘어섰다. ‘탄핵을 찬성하는 나라’와 ‘탄핵을 반대하는 나라’가 충돌하는 국가 사이의 전쟁이다.....시위 발생 빈도에 시위 규모와 격렬성까지 포함하면 한국은 ‘극히 위험한 나라’다. 이러고서 국제 신용 평가 기관에 점수를 후하게 달라 할 순 없다. 북한 핵무기 위협 아래 사는 나라라고 말하기도 겸연쩍다.

냉전 시대 미국 외교 전략가는 1945년 이후 미국 외교 실패 원인으로 ‘민주주의’라는 처방전(處方箋)을 무턱대고 발급한 실수를 들었다....한국과 미국은 그 예외가 한국이라는 자부심을 공유(共有)해 왔다. 미국 국방부에는 ‘부모 테스트(Parents’ Test)’라는 제도가 있다. 군인이 전쟁터에서 죽으면 국방부 공무원이 병사 가족을 찾아가 ‘당신의 남편·오빠·자식이 나라의 명령에 따라 숭고(崇高)한 업무를 수행하다 희생됐다’고 전하는 것이다....“한국이 ‘민주적 경제 발전’을 성취했기 때문에 6·25 참전 미군 희생자의 ‘부모 테스트’를 떳떳하게 통과할 수 있는 특별한 예외가 됐다“고 했다. 

이 고마운 미국인의 믿음은 얼마나 사실에 부합하는 것일까. 유감스럽게도 결론은 옳지만 과정(過程)은 다르다. 한국은 ‘민주화를 통해’ 경제 발전을 이룩한 나라가 아니다. 권위주의적 군사정권 시대의 ‘경제 발전을 통해’ 민주주의가 뿌리내릴 경제·사회적 기반을 다졌기에 민주화가 뿌리를 내렸다. 한국은 ‘경제 과목’과 ‘민주주의 과목’ 두 과목 다 월반(越班)해서 조기(早期) 졸업한 나라다.

오밤중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소추, 헌재의 탄핵 심판 과정에서 헌법과 법률이 얼마나 엉성하고 구멍투성이인지 여실히 드러났다.....민주주의 기초는 선거법이다. 국회가 선거법을 다수당 단독이 아니라 여야 합의로 처리해 온 것은 법률에 정해졌기 때문이 아니라 국회 관례였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권은 이 관례를 허물었다..... 이 대표는 자신의 수사를 막고 재판을 지연시키기 위해 절제의 이 돌탑을 걷어찼다.

우리 아버지·자식들의 할아버지가 세운 나라가 절벽에 섰다. 우리는 솔로몬왕의 재판을 보고 있다.....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누가 승복(承服) 선언을 먼저 할 텐가. 입을 다물고 있는 쪽이 가짜다. 


https://v.daum.net/v/20250315001516518
[강천석 칼럼] 솔로몬王의 탄핵 심판

 

[강천석 칼럼] 솔로몬王의 탄핵 심판

비상계엄 선포와 대통령 탄핵 소추 이후 서울에서 하루 평균 10만명 이상이 거리 시위를 벌였다고 한다. 탄핵 반대와 찬성 집회는 한 나라 안에서 빚어진 두 가지 이견(異見)의 대립이라는 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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