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5. 4. 28. 00:05
한때는 세계를 호령했던 국무부 외교관들의 사기가 바닥에 떨어졌다. 트럼프 정부 출범과 함께 정권 비협조자들로 낙인이 찍혀 곳곳에서 피의 숙청이 벌어지고 있다. 인권이나 자유 같은 고상한 가치를 앞세워 활동했던 조직들은 국익에 반한다는 이유로 난도질을 당했다.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선 투표 이력과 정치사상을 검증해 사람을 뽑았다는 괴담이 사실로 드러났다. 트럼프 추종자들에게 “당신은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아니다”라고 공격받는 고위급들도 언제 집에 갈지 모르는 신세가 처량하다.
정치가 외교를 뒤흔드는 건 몇 년 새 한국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대북 정책, 일본·중국과의 관계 설정 같은 대외 문제가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기준이 되면서 외교가 국내 정치의 종속변수처럼 다뤄지고 있다. 전 정권에서는 전전(前前) 정권의 역점 사업에 관여한 이들이 패가망신을 당했고, 10년도 더 된 노무현 정부 때의 구원(舊怨) 때문에 반강제로 은퇴해 5년을 내리 쉬다시피 한 외교관도 있었다.
이달 초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이 심우정 검찰총장 딸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외교부 국장을 실명 저격한 것 역시 그 국내 사례 중 하나로 보인다. 이 사건은 현재 외교부가 공익 감사를 청구해 감사원이 들여다보고 있다....그러면서도 “조금 더 깊이 파봐야 할 부분”이라며 말을 흐렸다. 코미디인 건 한 의원이 저격한 국장이 문재인 정부에선 당시 외교부 핵심 부서였던 한반도평화교섭본부에서 주요 보직자로 일했다는 점이다.
한 의원식 잣대를 갖고 고위급 정무직도 아닌 실무 외교관에게 ‘무슨 정권 사람’ 딱지를 붙여 옭아매기 시작하면 외교부에 남아날 사람이 없을 것이다.
https://v.daum.net/v/20250428000531471
[특파원 리포트] 정치가 외교를 '저격'할 때
[특파원 리포트] 정치가 외교를 ‘저격’할 때
한때는 세계를 호령했던 국무부 외교관들의 사기가 바닥에 떨어졌다. 트럼프 정부 출범과 함께 정권 비협조자들로 낙인이 찍혀 곳곳에서 피의 숙청이 벌어지고 있다. 인권이나 자유 같은 고상
v.daum.net
'時事論壇 > 橫設竪設' 카테고리의 다른 글
金 “5대 메가폴리스 공약 허구” 韓 “GTX 전국 확대가 더 현실성 떨어져” (0) | 2025.05.01 |
---|---|
'한덕수 단일화' 외치던 국힘 후보들 '태세전환'…그 이유는 (0) | 2025.04.29 |
한덕수, 다음주 무소속 출마 후 ‘反明 빅텐트’ 참여할 듯 (0) | 2025.04.25 |
[사설] 국힘 정책硏 “국민께 진심으로 계엄 사죄 드린다” (0) | 2025.04.25 |
"새로운 비전 보여줄 것"…국민의힘 4강, 달라진 결기에 1대1 토론 '기대감' (1) | 2025.04.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