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사진칼럼

[사진이 있는 아침] 뛰어오르는 사람들의 얼굴엔…

바람아님 2014. 7. 23. 11:21

 

오드리 헵번 (1955년)


 

배우 오드리 헵번이 깡충 뛰어오르고 있다. 어떤 영화에서도 헵번이 이렇게 해맑게 웃는 모습을 볼 수 없을 것이다. 필립 할스먼(1906~1979)의 ‘점핑샷’ 시리즈의 하나다. 할스먼은 배우부터 정치인에 이르기까지 대중의 관심을 받는 사람들을 촬영했다. 그가 찍은 인물 사진은 101번이나 라이프매거진 표지에 실렸다. 할스먼만큼 인물의 개성을 잘 포착해 내는 사진가는 없었기 때문이다.

늘 겉모습에 신경을 쓰는 유명인사들로부터 내면의 모습을 꺼내 보여주고 싶었던 할스먼은 사람들이 뛰어오를 때 어린이 같은 표정을 짓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작가는 여배우부터 대통령까지 카메라 앞에 선 모든 사람들을 점프하게 했다. 사람들은 뛰어오르는 순간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났다. 숨어 있던 가장 순수한 표정이 드러나게 된 것이다.  

  신경훈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