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사진칼럼

[사진이 있는 아침] 뿌리가 아닙니다…번개의 '민낯'

바람아님 2014. 7. 25. 11:05

 

스기모토 히로시 ‘번개치는 들판 012’(2010년)


 

굵직한 줄기에 수많은 잔가지들이 사방으로 뻗어 있다. 식물의 뿌리처럼 생긴 이것은 사실 번개다. 일본의 사진가 스기모토 히로시의 번개 사진 시리즈 ‘번개치는 들판’의 하나다. 이 세상의 근원적인 모습에 대한 탐구를 이어온 스기모토는 몇 년 전 번개를 찍기로 마음 먹었다. 지구가 생긴 이래 존재했던 이 신비한 자연현상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번개를 찍기 위해서는 하늘만 바라볼 수는 없었다. 그래서 실험실을 만들었다. 40만V의 전기봉을 금속판에 맞대니 인공의 번개가 나타났다. 작가의 카메라는 다양한 모습의 번개를 담아 나갔다. 그렇게 적나라한 번개 모습이 우리에게 드러나게 됐다.  

  신경훈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