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포콩 ‘사랑의 방-열아홉 번째 사랑의 방’(1986)
낡고 작은 방이 있다. 곳곳에 세월의 때가 묻어 있지만 행복했던 추억이 서린 곳인 듯 따뜻한 빛이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있다. 30여년 전 ‘미장센 포토(연출사진)’를 시도해 세계의 주목을 받은 사진가 베르나르 포콩의 ‘사랑의 방’ 가운데 하나다.
우리 마음 속 한편엔 되돌아가고 싶은 시절이 있다. 포콩은 그 시절의 공간을 사진으로 재현했다. 그런데 그 방엔 아련한 슬픔도 함께 서려 있다. 방의 주인들은 떠나고 빛바랜 꽃바구니는 다시 못올 그 시절을 애처롭게 그리워하고 있다. 삶이 그렇다. 뜨거웠던 사랑도 시간을 이기진 못한다. 사람은 사라지고 아름다웠던 흔적만 남게 된다.
신경훈 편집위원
'文學,藝術 > 사진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진이 있는 아침] 네잎클로버와 굴뚝청소부 (0) | 2014.07.28 |
---|---|
[사진이 있는 아침] 수도자의 길 (0) | 2014.07.27 |
[사진이 있는 아침] 뿌리가 아닙니다…번개의 '민낯' (0) | 2014.07.25 |
[사진이 있는 아침] 파란하늘 가득한 새하얀 선물상자 (0) | 2014.07.24 |
[사진이 있는 아침] 뛰어오르는 사람들의 얼굴엔… (0) | 2014.07.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