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해축전이 설악산을 푸르게 되세운다.
만해 정신을 기리는 만해대상과 작품상 시상이나 축전이 다 뜻깊어서인지 산 빛도 한결 청량했다.
백담사를 지나 흘러오는 물소리며 울울창창한 소나무를 키우는 바람의 푸른 위무만으로도 무더위에 지친 심신이 상큼해졌다.
그 참에 다시 읽는 만해 시조는 번쩍! 정신을 깨워준다.
'이순신을 사공 삼고 / 을지문덕을 마부 삼'다니! 호쾌한 기상에 자세부터 여며진다.
위대한 두 정신을 '사공'과 '마부' 삼으면 못 헤칠 길이 없을 것.
악을 물리칠 '파사검(破邪劍)'까지 '높이 들고' 남으로 배를 젓고 북으로 말을 몰아가면 결국 '님'을 찾지 않겠는가.
그 님은 기룬 님이요, 조국이요, 처처의 아픈 중생이기도 할 테니, 모름지기 나라는 그리 살필 때 두루 편하리.
영화 '명량'의 엄청난 관객은 그런 목마름 같다.
영화 '명량'의 엄청난 관객은 그런 목마름 같다.
이순신 정신이야 늘 간절했지만, 지금 더 절박하다고 말없이 외치는 것만 같다.
광야에서 '초인'을 목 놓아 불렀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