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4.08.13 이준관 아동문학가)
손수레
황씨 할아버지 손수레를
힘겹게 끌고 가십니다
할머니는 뒤에서 밀고
저잣거리 뒷골목에 앉아
손수 기른 푸성귀 다 파시고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오십니다
가실 때는
푸성귀가 가득하더니
오실 때는
노을이 가득합니다
오실 때도 두 분이
밀고 끌고…
"가벼운 수레를 왜 미시나요?"
씨익 웃으시는 할머니
'행복의 무게를 아는감?'
할머니 눈빛이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아요.
ㅡ김영두(1965~ )
시골 장터에 가면 할머니들이 저잣거리에 앉아 나물이나
푸성귀를 파는 풍경을 흔히 볼 수 있다.
손바닥만 한 좌판에 손수 산에서 뜯은 나물이나 손수 기른
푸성귀를 파는 할머니들을 보면 고향의 흙냄새 같은 푸근한
정이 느껴진다.
이 동시를 보면 손수 기른 푸성귀를 손수레에 싣고 저잣거리에
가서 팔고 돌아오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모습이 정겹다.
아침 일찍 갔다가 저녁 늦게 다 팔고 돌아오는 손수레에 담긴
저녁놀은 참 고왔을 것이다.
푸성귀를 판 돈이야 몇 푼 안 될 터이지만 행복의 무게를
어찌 돈으로 셈하랴.
햇빛과 흙을 벗 삼아 손수 기른 푸성귀를 다 팔고 행복의
무게로 가득한 수레를 끌고 밀고 가는 풍경이 저녁놀처럼 곱다.
'文學,藝術 > 詩와 文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52>어떤 희롱꾼 (0) | 2014.08.23 |
---|---|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51>한수위 (0) | 2014.08.22 |
“밝은 詩 고르기가 무척 힘든 세상이네요” (0) | 2014.08.21 |
[가슴으로 읽는 시조] 無題 1 (0) | 2014.08.20 |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50)사람이 사는 길 밑에 (0) | 2014.08.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