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디자인·건축

정경원의 디자인 노트 [42] 비만을 몰아내는 뉴욕시의 '디자인 지침'

바람아님 2014. 9. 23. 08:59

(출처-조선일보 2013.01.29 정경원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뉴욕 '액티브 디자인 가이드라인' - 미국 뉴욕시 디자인·건설국이 ‘비만과 전쟁’차원에서 시민들의 운동을 장려하기 위해 만든 디자인 지침서의 표지. 2010년.

뉴욕 '액티브 디자인 가이드라인' - 

미국 뉴욕시 디자인·건설국이 

‘비만과 전쟁’차원에서 

시민들의 운동을 장려하기 위해 

만든 디자인 지침서의 표지. 

2010년.


요즘 미국 뉴욕시의 도시 정책은 시민의 비만 예방에 중점을 두고 있다.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이 '비만과 전쟁' 차원에서 학교 급식 메뉴를 저지방으로 바꾼 데 이어 시민의 비만을 막기 위해 
설탕이 들어간 480mL 이상의 대용량 음료를 공공장소에서 팔지 못하게 하는 법안이 오는 3월부터 시행된다. 
20세기에는 도시 디자인의 주요 과제가 장티푸스·콜레라 등 전염병을 막으려고 쓰레기 처리와 하수도 정비 등 
공중 보건 위생이었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뉴욕시 디자인·건설국은 2010년 2월부터 시민의 비만 예방을 위하여 '액티브 디자인 가이드라인(Active Design Guidelines)'을
실시하고 있다. 
이 지침은 건축가와 도시 디자이너들이 좀 더 건강한 건물·거리·도시 공간 등을 조성하기 위하여 꼭 지켜야 하는 전략을 
수록한 매뉴얼이다. 
건물과 공공 시설물을 디자인할 때 시민이 걷기, 자전거 타기, 계단 오르내리기 등 신체적 활동을 되도록 많이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구체적인 방법들이 제시되었다.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대신 계단을 자주 이용하게 디자인하면 
몸속의 칼로리를 태울 기회가 늘어나 비만이 예방되기 때문이다. 
몸무게 60㎏을 기준으로 했을 때 계단 한 개를 오를 때마다 0.15㎈가 소비되고, 수명도 4초나 연장된다. 
자전거 네트워크는 물론 공공 교통망을 잘 디자인하면 시민이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레 운동을 많이 할 수 있게 된다.

다각적으로 이루어지는 '비만과 전쟁'이 최근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뉴욕시를 비롯한 미국 주요 도시에서 어린이 비만율이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2월 11일자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뉴욕시의 비만 아동 수는 2007년에 비해 5.5%나 감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