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의 프리미엄 AV 기기 전문회사인 뱅&올룹슨(Bang& Olufsen·B&O)의 CD 플레이어 겸 튜너인 '베오사운드 9000'을
보면 기분 좋은 충격을 받게 된다. 6장의 CD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으며 지금 재생되고 있는 CD가 돌아가는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흔히 보는 CD 플레이어들이 하나같이 기계 위에서 뚜껑이 열리는 톱 로딩이거나 턴테이블이 돌아가는 트레이
방식으로 CD가 보이지 않게 내장한 것과는 사뭇 달라서 고정관념을 깨는 역발상 디자인의 묘미를 잘 보여준다.
- B&O '베오사운드 9000'… CD 플레이어 겸 튜너,
- 영국인 디자인 컨설턴트인 데이비드 루이스가 디자인,
- 1996년. 규격 89.6×7×30.1cm, 무게 11.5 kg.
백라이트가 설치되어 회전하는 CD를 비춰 준다. 특히 어떤 방향으로 설치되든 모든 시스템이 3.5초 만에 최적의 상태로
전환되어 실내의 분위기나 취향에 따라 벽에 걸거나 스탠드에 세워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이 독창적인 제품을 디자인한 사람은 영국 출신 산업 디자이너인 데이비드 루이스이다.
이 독창적인 제품을 디자인한 사람은 영국 출신 산업 디자이너인 데이비드 루이스이다.
1960년대부터 덴마크 코펜하겐에 디자인 스튜디오를 차린 루이스는 B&O의 내부 직원이 아니면서도 2011년 작고할 때까지
이 회사의 제품 디자인을 전담했다.
1994년 필자가 방송 다큐멘터리 '디자인에 승부를 걸어라'의 리포터로 B&O를 취재했을 때 만난 그는
"상시 고용된 직원이 아니라서 회사 내부 사정에 너무 구애받지 않고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던 기억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