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사진칼럼

[사진으로 보는 세계] 푸른 잎 만드는 엽록소, 추위에 분해되면… 울긋불긋 단풍 들어요

바람아님 2014. 10. 27. 10:23

(출처-조선일보 2014.10.27 사진=한성필 사진작가, 글=김옥선 용인 흥덕중학교 교사)

여러분, 집 밖에 나가 주위를 둘러보세요. 여름내 푸른 잎을 뽐내던 나무들이 울긋불긋 옷을 갈아입었지요? 

그만큼 가을이 깊어졌다는 뜻이에요. 요즘 많은 사람이 절정을 맞은 단풍을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햇살을 받은 단풍은 정말 눈부시게 아름다워요.

사진은 '단풍(丹楓)'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캐나다 재스퍼(Jasper) 국립공원의 풍경이랍니다. 

로키산맥의 빙하를 배경으로 자작나무 숲을 샛노랗게 물들인 단풍잎들이 마치 노란 융단을 깔아놓은 듯하지요. 

캐나다는 단풍나무가 무척 유명해서 국기에도 단풍잎이 그려져 있고, 

붉은 단풍나무 수액을 모아 만든 단풍 시럽(메이플 시럽)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특산품이에요.

단풍 사진
사진=한성필 사진작가
그런데 매년 가을이면 왜 나무들이 옷을 갈아입을까요? 
기온이 낮아지고 일조량이 적어지면, 나무는 다가오는 겨울을 준비합니다. 
식물은 세포 내에 광합성을 하는 소기관인 '엽록체(葉綠體)'를 가지고 있어요. 
엽록체 안에는 '엽록소(葉綠素)'라는 물질이 들었고요. 
식물은 최대한 광합성을 잘할 수 있도록 햇볕이 잘 드는 잎의 앞면에 엽록체를 빼곡히 배열하지요. 
엽록체 속의 엽록소가 햇빛의 녹색을 반사하여 우리 눈에 나뭇잎이 녹색으로 보이는 거예요. 
하지만 가을이 되어 일조량이 줄고 기온이 낮아지면, 광합성량이 줄어들고 식물은 더 이상 엽록소를 만들어내지 않습니다. 
또한 온도에 민감한 엽록소가 파괴되면서 안토시아닌이라는 색소가 만들어지고, 
크산토필, 카로틴 같은 다른 색소의 색깔이 드러나면서 나뭇잎이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 등으로 물드는 것이에요.

우리 눈에 그저 예쁘게만 보이는 단풍에도 자연의 섭리가 담겼다니 참 신기하지요? 
이처럼 자연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갑작스럽게 발생하지 않아요. 
작은 나무 한 그루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천천히 순리대로 미래를 준비한답니다.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의 단풍에서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정신을 배워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