記行·탐방·名畵/기행·여행.축제

기러기 떼춤 추는 천수만 갈까, 물수리 사냥하는 남대천 갈까

바람아님 2014. 11. 7. 10:45
10월이면 겨울 철새가 남하하기 시작한다. 가창오리·기러기·두루미 등은 선발대가 이미 내려왔고, 수만 마리의 본진도 속속 내려오고 있다. 이달 중순이면 전국의 너른 평야지대·강 하구·갯벌·습지는 새들로 북적북적해진다. 철새는 예민해서 조금만 환경이 바뀌어도 다른 곳으로 떠난다. 가창오리 수십만 마리가 천수만으로 날아들다가 최근 몇 년 새 다른 지역으로 흩어진 게 대표적이다. 하여 탐조여행은 정확한 정보가 중요하다. 가을과 겨울에 가볼 만한 전국의 주요 철새 도래지와 탐조 프로그램을 모았다.

 

↑ 대부분의 철새는 한국에서 겨울을 나지만 도요새·물떼새는 한 달간 열심히 몸을 불려 동남아시아와 호주·뉴질랜드까지 날아간다. 유부도를 찾은 도요새 무리의 모습.

↑ 천수만에서 탐조 중인 사람들.

민통선에서 만나는 독수리·두루미-철원 평야

강원도 철원 민통선 부근은 겨울이 되면 두루미와 독수리가 주인 행세를 한다. 지난달 30일 재두루미 약 1000마리가 일찌감치 내려왔단다. 가장 추운 겨울엔 3000마리까지 모인다. 독수리는 11월 이후에 볼 수 있다. 민통선 안쪽이라 마음대로 탐조 여행을 할 수는 없다. 동송읍 이길리 주민이 탐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11월 말부터 2월 말까지 두루미에게 먹이를 주고 관람하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반나절 1만5000원부터. 070-8817-4387.

물때 고려 안 해도 돼-강릉 경포호·남대천

겨울이면 경포호와 주변 농경지, 남대천 하구에는 다채로운 철새와 이동성 조류가 모여든다. 갯벌이나 습지, 간척지가 있는 서해·남해안에 비해 개체는 적지만 다양한 종의 철새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강릉이 다른 철새도래지에 비해 대도시이고 물때를 고려하지 않아도 돼 편리한 점도 있다. 오리·기러기류 외에 맹금류도 많다. 남대천 하구에서는 가을에 물수리가 사냥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도 있다. 새 사진 찍는 사람이 많이 찾는다. 환경단체 '강릉의제21'에서 이달부터 내년 3월까지 무료 철새학교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033-648-3390.

가창오리 떠난 자리 기러기 가득-천수만

충남 서산 천수만은 3~4년 전부터 가창오리 개체 수가 급감했다. 20만~30만 마리가 한 무리로 떼춤을 추는 모습은 이제 보기 어렵다. 하나 다른 철새는 여전히 많다. 가창오리와 고향이 같은 기러기 10만 마리가 10월 초에 내려왔다. 황새 20여 마리도 찾아왔다. 천수만에 있는 버드랜드(seosanbirdland.kr)에서 무료 탐조투어를 진행한다. 심층 탐조는 8000원. 오는 9일까지 철새를 주제로 한 축제 '철새기행'도 열린다. 041-664-7455.

습지·갯벌에 각종 철새 몰려-금강 하구

지난해 가장 많은 가창오리가 찾아왔다. 올해는 10월 초에 흰뺨검둥오리 1만 마리가 찾아왔다. 도요새와 물떼새도 1000마리 이상 왔다고 한다. 금강을 가운데 둔 충남 서천과 전북 군산에서 모두 새를 볼 수 있다. 서천 조류생태전시관(bird.seocheon.go.kr)에서는 이달 15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탐조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당일 코스 1만5000~2만원. 041-956-4002. 군산 금강습지생태공원에서는 오는 14~16일 세계철새축제(gmbo.kr)를 개최한다. 063-454-5680.

탐방로 따라 산책하듯이-낙동강 하구

낙동강 하구와 을숙도를 둔 낙동강 하구는 오래된 철새의 낙원이다. 겨울이면 제비물떼새·재두루미·저어새 등 희귀종 철새를 만날 수 있다. 11월 말께 도요새와 물떼새도 온다. 지난 10월28일 현재 큰고니 3000마리가 찾았다고 한다. 을숙도 철새공원은 탐방로가 잘 나 있어 산책하듯이 탐조를 즐길 수 있다. 낙동강하구에코센터에서 11월8·16일, 12월7·20일에 탐조 체험을 진행한다. 인터넷(wetland.busan.go.kr) 예약 필수. 1인 5000원. 051-209-2000.

생태체험선 타고 탐조-순천만

순천만은 두루미의 소중한 휴식 공간이다. 천연기념물 228호 흑두루미가 가장 많이 모인다. 지난달 30일 현재 약 800마리가 순천만에 머무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은목두루미와 재두루미도 있다. 그러나 순천만에서 흑두루미를 가까이 보는 것은 어렵다. 주요 서식지 부근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해 전망대에서만 볼 수 있다. 순천만자연생태공원(suncheonbay.go.kr)에서 1시간에 3~4회 운영하는 생태체험선을 타고 탐조하는 방법도 있다. 어른 7000원. 061-749-6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