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의 世說新語] [482] 억양개합 (抑揚開闔) 조선일보 2018.08.30. 03:16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옛 수사법에 억양개합(抑揚開闔)이 있다. 억양은 한 번 누르고 한 번 추어주는 것이고, 개합은 한 차례 열었다가 다시 닫는 것이다. 말문을 열어 궁금증을 돋운 뒤 갑자기 닫아 여운을 남긴다. 평탄하게 흐르던 글이 억양개합을 만나 파..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8.08.31
[정민의 世說新語] [481] 다자필무 (多者必無) 조선일보 2018.08.23. 03:15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바쁜 일상 속에서도 평온을 꿈꾼다. 일에 파묻혀 살아도 단출한 생활을 그리워한다. 명나라 팽여양(彭汝讓)의 '목궤용담(木几冗談)'을 읽었다. "책상 앞에서 창을 반쯤 여니, 고상한 흥취와 한가로운 생각에 천지는 어찌 이다지도 아득..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8.08.24
[정민의 世說新語] [480] 검신성심 (檢身省心) 조선일보 2018.08.16. 03:15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송나라 때 이방헌(李邦獻)이 쓴 '성심잡언(省心襍言)'을 읽는데 '성(省)'자의 생김새에 자꾸 눈길이 간다. 성(省)은 살피고 돌아본다는 의미이나, '생'으로 읽으면 덜어낸다는 뜻이 된다. 돌이켜 살피는 것이 반성(反省)이라면, 간략하게 ..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8.08.17
[정민의 世說新語] [479] 산산가애 (珊珊可愛) 조선일보 2018.08.09. 03:15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산산(珊珊)은 형용사다. 원래는 허리에 패옥을 차고 사람이 걸을 때 가볍게 부딪쳐 나는 소리를 말한다. 사뿐사뿐 부드럽고 아름다운 모습을 형용하는 표현으로도 자주 쓴다. 당나라 원진(元稹)은 '비파가(琵琶歌)'에서 "한 연주 막 끝나..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8.08.10
[정민의 世說新語] [478] 폐단구함 (弊簞救鹹) 조선일보 2018.08.02. 03:15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박태순(朴泰淳·1653~1704)의 시 '지감(志感)'에 나오는 네 구절이다. "평온하다 어느 날 가파르게 변하니, 수말 네 마리가 재갈 풀고 횡으로 달리는 듯. 재목 하나로 큰 집 기움 어이해 지탱할까? 구멍 난 광주리론 염전 소금 못 구하리(康..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8.08.05
[정민의 世說新語] [476] 수도동귀 (殊塗同歸) 조선일보 2018.07.19. 03:15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배울 것을 배우고 배워서 안 될 것을 안 배워야 잘 배운 것이다. 진후산(陳后山)이 '담총(談叢)'에서 말했다. "법은 사람에게 달린 것이라 반드시 배워야 하고, 교묘함은 자신에게 달린 것이니 반드시 깨달아야 한다(法在人故必學, 巧在..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8.07.20
[정민의 世說新語] [475] 거년차일 (去年此日) 조선일보 2018.07.12. 03:15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벗들이 어울려 놀며 질문에 대답을 못 하면 벌주를 마시기로 했다. 한 사람이 물었다. "지난해 오늘(去年此日)은 어떤 물건인가?" "지난해는 기유(己酉)년이고 오늘은 21일이니, 식초[醋]일세." 그는 벌주를 면했다. 이십(卄) 일(一) 일(日)..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8.07.13
[정민의 世說新語] [474] 천상다사(天上多事) 조선일보 2018.07.05. 03:15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명나라 진계유(陳繼儒)는 최고의 편집자였다. 당나라 때 태상은자(太上隱者)란 이가 적어두었다는 옛 신선들의 믿거나 말거나 하는 얘기를 모아 '향안독(香案牘)'이란 책을 엮었다. 꿉꿉한 장마철에 싱겁게 읽기 딱 좋아 몇 가지 소개한..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8.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