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의 世說新語 [288] 허착취패 (虛著取敗) (출처-조선일보 2014.11.12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1566년 퇴계 선생이 박순(朴淳)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중 한 대목이 이렇다. "홀로 바둑 두는 자를 못 보았소? 한 수만 잘못 두면 한 판 전체를 망치고 말지요. (중략) 내가 늘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기묘년에 영수로 있던 사람이 도를 ..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4.11.12
정민의 世說新語 [285] 도문대작 (屠門大嚼) (출처-조선일보 2014.10.22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허균(許筠·1569~1618)은 미식가였다. 어려서부터 사방의 별미를 많이 먹었고 커서도 갖가지 산해진미를 찾아다니며 맛봤다. 그는 1610년 과거 시험 채점 부정에 연루되어 전라도 함열 땅에 유배 갔다. 유배지의 밥상에는 상한 생선 아니..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4.10.22
정민의 世說新語 [283] 삼심양합 (三心兩合) (출처-조선일보 2014.10.08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근세 중국의 기재(奇才) 서석린(徐錫麟·1873~1907)은 독서에서 삼심양합(三心兩合)의 태도를 중시했다. 먼저 삼심(三心)은 독서할 때 지녀야 할 세 가지 마음가짐이다. 전심(專心)과 세심(細心), 항심(恒心)을 꼽았다. 전심(專心)은 모든 ..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4.10.08
정민의 世說新語 [282] 약상불귀(弱喪不歸) (출처-조선일보 2014.10.01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변방 관리의 딸 여희(麗姬)가 진(晉)나라로 시집가게 되자 슬피 울어 눈이 퉁퉁 부었다. 막상 궁궐로 들어가 왕과 한 침대를 쓰고 맛난 고기로 매 끼니를 먹게 되니 시집올 때 엉엉 울던 일을 금세 후회했다. '장자(莊子)' '제물(齊物)'..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4.10.01
정민의 世說新語 [279] 명계양지(冥契陽贄) (출처-조선일보 2014.09.10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과거에 응시했던 수험생이 낙방하자 투덜대며 말했다. "시험장에서 좋은 글은 뽑히질 않고, 뽑힌 글은 좋지가 않더군." 듣던 사람이 대답했다. "시험관이란 두 눈을 갖춘 자라 글이 좋고 나쁜지는 한 번만 봐도 대번에 알아 속일 수가 ..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4.09.10
정민의 世說新語 [278] 공자명강(公慈明剛) (출처-조선일보 2014.09.03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명나라 설선(薛瑄·1389~1464)의 '종정명언(從政名言)'은 중국에서보다 일본 막부에서 더 인기가 높아 여러 차례 출간된 책이다. 경험에서 우러난 위정자의 마음가짐을 적은 짧은 경구로 이루어져 있다. "옥사를 다스리는 데는 네 가지 ..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4.09.03
정민의 世說新語 [277] 공이불명(公而不明) (출처-조선일보 2014.08.27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1734년 5월 영조가 경연(經筵)에서 신하들에게 말했다. "공정해도 현명치 않으면 어진 이를 어리석다 하고 어리석은 자를 어질다 하게 된다. 현명하나 공정치 않으면 비록 그가 어진 줄 알아도 능히 쓰지 않고 어리석은 줄 알면서도 능..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4.08.27
정민의 世說新語 [276] 과숙체락 (瓜熟蒂落) (출처-조선일보 2014.08.20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조귀명(趙龜命)의 '동계집(東谿集)'에 '정체(靜諦)'란 글이 있다. 고요한 침묵 속에서 길어올린 깨달음의 단상을 포착했다. 그중 '정좌(靜坐)'의 몇 구절을 읽어본다. "고요히 앉아 내면을 응시하면 마음에서 환한 빛이 나와 마치 유리..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4.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