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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배려하고 존중한 선비의 사랑법을 배우다

바람아님 2015. 3. 15. 14:27

(출처-조선일보 2015.03.07 유석재 기자)


조선의 부부에게 사랑법을 묻다


	조선의 부부에게 사랑법을 묻다 책 사진
정창권 지음 | 푸른역사 | 286쪽 | 1만5000원


자리에 누운 아내가 남편을 마주 보고 말한다. 

"이보소! 남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 

남편이 대답한다. "우리, 머리가 하얗게 될 때까지 살다가 함께 죽자!" 

'이보소'를 '자기야'로 바꾼다면, 요즘 흔히 들을 수 있는 '닭살 커플'의 대화가 될 것이다. 

사실 이것은 조선 중기 이응태라는 남편에게 쓴 아내의 편지다. 

이응태는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6년 전에 서른한 살로 요절했고, 이 편지는 400년을 건너뛴 

1998년 경북 안동에서 발견돼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렸다.

이것은 결코 '야한' 책이 아니다. 

교수와 기자의 친근한 대화 형식으로, '조선시대는 아내가 남편에게 순종하던 사회였을 것'이라는 

막연한 인식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일깨워 준다.

유희춘·이광사·박지원·서유본 같은 인물들의 다양한 부부 생활을 통해, 

당시 부부들은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면서 다정다감한 인생의 지우(知友) 노릇을 했음을 밝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