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수석/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그래서 '성완종 사건' 이후 대통령이 국정을 어떻게 운영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에는 청와대가 국민을 걱정했는데 이제는 국민이 청와대를 걱정하는 상황이 됐다. 그래서인지 정치권 안팎에서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로 남북 관계 개선을 꼽는 사람이 많다. 남은 임기 동안에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에 역부족이고 주변 4강 외교는 한국이 주도권을 쥐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과 중국은 자신들의 문제 해결에 바쁜데 한국의 바람만큼 한반도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를 기대하기도 힘들다. 그들에게는 남의 일이다. 한국이 그들에게 적극적으로 개입할 공간을 만들어 놓고 협조를 구하는 것이 순서다.
지금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남북 관계를 푸는 방법은 딱 한 가지밖에 없다. 박 대통령이 2014년 9월 뉴욕에서 언급한 '고르디우스의 매듭(Gordian Knot)'이다. 고르디우스 매듭은 고대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이 고르디우스 왕의 전차에 매달린 매듭을 아무도 풀지 못하자 한칼에 잘랐다는 전설에서 나왔다. 남북 관계는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풀듯이 박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직접 풀어야 한다. 주변 사람들이 만들어준 밥상에 숟가락만 들고 가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경우에 따라 주변 사람들은 자신들의 이해득실에 따라 정보를 왜곡하거나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보만 보고할 수 있다. 과거 동서고금의 역사를 보더라도 이런 경우는 많았다. 박 대통령과 김 제1위원장이 자신들의 철학을 가지고 밀고 나가야 한다. 서로는 지난 1월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를 이미 보여주었다.
최근에 미국과 이란이 핵협상을 잠정 타결했다. 난항을 겪던 협상을 바꾼 결정적 계기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직통 전화였다. 양국 정상 간 통화는 34년 만이다. 국익을 위한 용기였다.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지난주에 끝났다. 정치는 타이밍인데 지금이 기회다. 광복 70년, 분단 70년을 맞아 박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감동적인 드라마를 선물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고수석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時事論壇 > 北韓消息'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설] 민간 교류 더 넓혀 남북관계 물꼬 터야 (0) | 2015.05.06 |
---|---|
[존 에버라드의 시대공감] 남북통일 후를 상상해 봤는가 (0) | 2015.05.03 |
이희호 여사 5월말 방북… 김정은 면담 추진 (0) | 2015.04.26 |
강영일 철도시설공단 이사장 “北철도 현대화 14兆시장… 진출 적극 모색” (0) | 2015.04.21 |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북한에도 렌털시대…시장경제 이행 가속 (0) | 2015.04.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