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츨처-조선일보 2015.05.21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한국통사를 읽고 아픔이 가시자 새삼 느낀 것은 아픔이 훨씬 더 깊다는 것이다. 광노(狂奴)는 옛 버릇 못버리고 아직도 구슬픈 노래를 부르고 있다. 지금 눈앞에는 엄동설한 풍경이 이렇게 가득하니 어느 때나 날이 풀려 푸른 하늘 보려나. | 讀痛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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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5년 친구이자 우국지사인 박은식(朴殷植·1859∼1925) 선생이 쓴 '한국통사(韓國痛史)'를 읽고 썼다.
선생은 망국의 아픔이 어느 정도 진정되고 정신을 차려보자 망국의 통한이 더 뼈저리게 찾아왔다고 했다.
나라가 망하자 스스로 광노(狂奴·미친놈)라 자책하면서 아픔을 곱씹었던 선생이었다.
선생은 아픈 마음을 추슬러 그 원인과 과정을 분석해 역사를 썼다.
혼백을 잃지 않으면 되살아난다며 기 꺾이고 풀이 죽어있던 고국 국민의 기운을 북돋웠다.
통사를 읽고서 엄동설한의 대지에 곧 햇볕이 들어 푸른 하늘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한 이건승처럼
모든 국민이 희망을 잃지 않기를 소망하였다.
그 위대한 저술이 지금으로부터 꼭 100년전 1915년 6월 상하이에서 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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