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5.06.15 도쿄=김수혜 특파원 도쿄=양지혜 특파원)
[5]소에야 요시히데 게이오대 교수
"北 김정은 체제 오래 못가… 韓日 양국의 공통전략 필요"
- "믿고싶은 것만 믿는 韓日"
지금이 양국 對北 최악 상황… 협력 없이 각자 멋대로 대응
日, 北에 주려던 경제적 보상… 통일비용으로 제공해도 좋아
- 韓日 오해, 얇지만 넓게 번져
아베의 안보법제 통과돼도 韓 우려하는 일, 안일어날 것
소에야 요시히데(添谷芳秀·60) 게이오대 교수가
"아베 정권이 원하는 대로 안보법제가 통과된다 해도 한국이 걱정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이 다시 군국주의를 추구하거나 한국에 쳐들어오지 않을 거란 얘기였다.
"안보법제가 사실 한국에는 플러스고, 마이너스가 없다"고도 했다. 그는 일본에서 손꼽히는 국제정치학자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국가주의적인 성향을 여러 차례 비판했다.
그렇다고 한국의 주장에 찬동하지는 않는다. 현실적인 중도파로 분류된다.
―한국인 귀엔 미심쩍게 들리는데.
"지금 일본에서 진행 중인 안보 정책 변화는 사실 그렇게 '대단한 일'(big deal)이 못 된다.
한·미 어느 한쪽이 공격을 받으면, 다른 한쪽도 공동으로 대처한다. 한·미는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
일본은 다르다. 지금 국회에 올라간 안이 그대로 통과돼도, 일본의 안전에 직접 영향을 미칠 때만 대처할 수 있다.
일본의 안전과 무관한 사안일 때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한국에서는 '일본의 군사적 역할이 무제한으로 넓어진다'고 하는데, 그런 해석은 현실과 간극이 있다.
한국에는 '일본이 하는 일은 뭔가 위험하다'는 심층 심리가 있다.
하지만 안보 논리로 따지면 한국에는 이익이다.
한반도에 비상사태가 터지면 미군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일본은 그런 미국을 지지한다.
일본의 역할이 커지면 한국엔 플러스다."
-
- 소에야 요시히데 게이오대 교수. 중도파 국제정치학자로 아베
-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성향을 여러 차례 비판한 바 있다.
- /마이니치신문 제공
―일본 특유의 딜레마를 줄곧 지적해왔다.
"2차대전 직후 미국은 일본을 '다시는 전쟁을 할 수 없는 나라'로 만들고자 했다. 그래서 나온 게 평화헌법 9조다.
하지만 곧 냉전이 시작되고 6·25가 터졌다.
미국은 일본과 미·일 안보조약을 맺고, 일본으로 하여금 미·일 동맹의 한 축을 담당하게 했다.
이후 일본은 계속 국론이 갈라졌다.
우파는 미·일 안보조약을 중시하면서도 (미국 주도로 만든 평화헌법에 대해선) 개헌하자고 주장해왔다.
반면 일본의 좌파는 헌법을 지키자고 주장하면서, 미국과 너무 가까워지는 건 위험하다고 맞섰다.
일본이 뭘 하건, 한·미는 정반대로 반응했다.
'미국은 애쓰고 있는데, 일본은 헌법을 핑계로 너무 기여를 안 한다'는 게 미국의 진심이다.
반면 한국은 '일본이 또 군사대국화한다'고 한다.
가운데 낀 일본은 미국에는 '열심히 하겠다'고, 한국에는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해왔다."
―해법은.
"일본은 군사력을 기반으로 패권을 추구하는 전통적인 수퍼 파워가 아니라, 호주나 캐나다처럼 군사력 이외의 방법으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미들 파워(middle power)' 전략을 택해야 한다.
이 점을 한국에 잘 설명하면, 한국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사실 동아시아에서 같은 미들 파워 전략을 통해 마땅히 협력해야 할 상대가 한·일이다.
미국과 중국은 수퍼 파워니까 한·일은 그 사이에서 자체 전략을 생각해야 한다."
―앞으로 10년간 동북아에 벌어질 가장 큰 뉴스는.
"역시 북한이 아닐까. 지금 김정은 체제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면, 북한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든다.
이상적인 것은 한국이 주도권을 쥐고, 주변국이 지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미·중이 큰일을 결정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때 일본과 한국의 역할이 뭘까. 일본은 아직 북한과 식민지 보상 처리가 끝나지 않았다.
2002년 평양선언을 통해 일본이 북한에 지불하기로 한 경제적 보상을 (통일 후에) 통일 비용으로 제공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북한과 관련해, 한·일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은 각각 무엇인가.
"최선의 행동은 북한에 대해 한·일이 공통된 전략을 갖는 것. 최악의 행동은, 바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
아무 협력도 안 하고 각자 멋대로 하는 것.
한국은 한국이 믿고 싶은 대로 믿는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최근엔 일반인까지 휩쓸렸다.
서로에 대한 반감과 오해가 '얇지만 넓게(shallow but widespread)' 번지고 있다."
[일본의 중도파 소에야 교수는…] 일본 조치(上智)대학과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공부했다. 게이오대 현대한국연구센터 소장을 지냈다. 고민해왔다. 일본은 미국·중국처럼 군사력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수퍼파워 전략'이 아니라, 캐나다나 호주 같은 미들파워 전략을 택해야 하며, 한국과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
'其他 > 韓.日수교50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교정상화 50년 맞은 韓日관계… 세계 전문가에 묻다] [6] 스티븐 보즈워스 前 주한 미국 대사 (0) | 2015.06.17 |
---|---|
[수교 50년, 교류 2000년 한일]4세기 백제가 日에 전한 칠지도엔 형제국의 숨결이… (0) | 2015.06.17 |
[수교 50년, 교류 2000년 한일, 새로운 이웃을 향해]韓日, 길고 깊은 ‘우애의 과거사’ (0) | 2015.06.16 |
[국교정상화 50년 맞은 韓日관계… 세계 전문가에 묻다] [4] 오구라 가즈오 일본국제교류기금 고문 (0) | 2015.06.15 |
[국교정상화 50년 맞은 韓日관계… 세계 전문가에 묻다] [2] 스콧 스나이더 美외교협회 선임연구원 (0) | 2015.06.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