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5.09.07)
박근혜 대통령이 한·중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지난 4일
"앞으로 한반도 평화 통일을 위해 같이 협력해나가기로 이야기된 것"이라며
"가능한 한 조속한 시일 내에 평화 통일을 어떻게 이뤄나갈 것인가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귀국하는 전용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북의 도발 억제 방안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중국 측과) 아주 긴밀하게 소통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앞서 지난 2일 베이징에서 가진 정상회담 후 '언론 보도문'을 통해
"양국 정상 간에 한반도 통일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중국 측은 한반도가 장래에 한민족에 의해 평화적으로 통일되는 것을 지지했다'는 내용을 포함해 언론 보도문 10개항 중
2개항이 한반도 통일과 관계된 내용이었다.
그동안 한·중 당국자나 학자들 사이에서는 통일 문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 교환이 있어 왔다.
하지만 대화했다는 사실 자체를 공개하는 것도 민감한 문제였다.
역대 정상회담에서도 중국 측이 '평화 통일 지지' 같은 표현을 했지만 의례적 수준에 가까웠다.
그런 사정을 감안하면 이번 언론 보도문 2개항과 박 대통령의 후속 언급은 상당한 진전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중국은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고 북에 대해 가장 현실적이고도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나라다.
그 힘을 다른 방향으로 사용하면 남북통일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
그런 중국과 '통일 대화'를 활성화시켜 나가는 것은 필수 불가결한 과정일 것이다.
그러나 통일의 당사자는 어느 누구도 아닌 북한이다.
북 정권과 주민을 통일의 큰길로 인도하지 못하면 통일도 힘들고 설사 된다고 해도 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
북한 대남 기구인 조평통 대변인이 이번 한·중 정상회담 후 박 대통령을 향해 '모욕' '무엄'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반발한 것은 통일에 대한 그들의 공포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이 '한민족에 의한 통일'이라고 강조한 것 역시 '대한민국에 의한 통일'을 인정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중국도 한반도의 대세가 결정됐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그러나 적어도 아직은 북의 전략적 가치를 포기할 단계는 아닌 것이다.
미국과 일본·러시아의 입장도 우리 희망대로 속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미·일과의 관계를 세심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한·중 간의 순항(順航)이 심각한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북 노동당 창건일은 10월 10일이다.
많은 전문가가 이때 북이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와 같은 대형 도발을 저지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북이 국제사회와 맞서 끝내 핵무장을 완성할 경우 한반도 정세는 언제든 급변할 수 있는 상시 위기로 들어가게 된다.
소용돌이칠 그 흐름이 반드시 우리에게 유리하게 돌아갈 것으로 본다면 안이한 생각이다.
북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의 길로 나서게 만드는 길은 험난하며 결코 일시적 분위기나 환경 변화로 이뤄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럴 때일수록 들뜨지 말고 차분하고 냉정하게 스스로와 주변을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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