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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 아래서 거대 바이러스 발견

바람아님 2015. 9. 11. 08:48

[중앙일보] 입력 2015.09.10 

[사진 중앙포토]


녹기 시작한 빙하 아래에서 거대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프랑스와 러시아가 참여한 다국적 연구팀은 빙하 아래에서 거대 바이러스 몰리비루스 시베리쿰(Mollivirus sibericum)을 찾았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를 통해 발표됐다.

새롭게 발견한 바이러스는 2003년 이후 빙하 아래에서 찾아낸 4번째 바이러스다. 거대 바이러스란 명칭이 붙은 건 그 크기 때문이다. 바이러스의 크기는 0.6미크론(100만분의 1미터)으로 현존하는 일반적인 바이러스보다 10배 이상 크다.

크기 만큼 지니고 있는 유전자도 많다. 새롭게 발견한 바이러스의 유전자는 500개로 확인됐다. 이에 비해 잘 알려진 에이즈 바이러스(HIV)는 9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고대 바이러스가 진화를 거듭한 끝에 유전자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전자수가 적으면 복제가 빨라 감염력을 높일 수 있다. 이에 앞서 빙하에서 발견된 판도라비루스(Pandoravirus)의 경우 2500개의 유전자로 이뤄진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빙하 아래서 발견된 바이러스 중 감염력이 왕성한 일부는 면역력이 취약한 숙주를 통해 감염 및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묻혀 있던 바이러스가 깨어날 가능성이다. 시베리아 영구동토층 등에서 빙하가 녹아내릴 경우 바이러스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 시베리아 등에선 땅속 자원 개발이 이뤄지고 있어 잠에서 깨어난 바이러스 활동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강기헌 기자